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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의 수업/문학과 관련하여

[스크랩] 감정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by 拏俐♡나리 2010. 3. 29.

감정이입과 객관적 상관물

◈ 객관적 상관물이란 시인의 감정을 객관화하거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공식역할을 하는 '대상물'을 가리킵니다. 이것은 특별한 정서를 나타내도록 제시된 '외부사실들'로서, 구체적인 사물들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정서를 환기시키게 됩니다. 감정이입은 대상을 유정물로 만들어 시적 화자 자신의 감정을 대상 속에 이입하는 기법입니다. 따라서 감정이입에서는 구체적 대상이 감정을 지닌 것으로 표현되며 의인화가 이루어집니다. 반드시 감정이 전면에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청산별곡>에서 '우러라 우러라 새여' 에서 '새'가 운다고 화자가 말하는 것은 화자의 고뇌(감정)가 새라고 하는 대상에 감정이입된 것입니다. 여기에서 '새'는 사람처럼 우는 존재로 의인화되어 표현되고, 우는 행위를 통해 화자의 서글픈 감정이 직접적으로 전면에 드러납니다. 하지만 <황조가>에서 꾀꼬리는, 암수 서로 정답게 지저귀는 모습(외부적 사실)을 통하여 혼자인 유리왕의 외로운 처지를 대조시켜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시 말해 꾀꼬리는 유리왕처럼 외로운 존재로 의인화되지 않고, 단지 유리왕의 외로움의 정서를 간접적으로 환기시키기 위해 시인이 의도적으로 제시한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상관물이 되는 것입니다..

◈ 감정이입은 대상(곧, 자연계)과 인간에 대하여 가지는 자신의 감정을 저도 모르게 다시 그 대상과 인간에게 옮겨 넣고 마치 자신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이 느끼는 것을 감정이입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흐르는 시냇물은 소리를 늘 내며 흘러가지만, 감정을 느끼는 주체자가 슬플 때는 냇물 소리가 슬프게 느껴져 처량한 소리를 낸다고 하고, 주체자가 기쁠 때는 명랑한 소리를 내며 흘러간다고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시적 화자의 감정 = 시적 대상

예) 고전문학

①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새'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니러 우러라 새여/널라와 시름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② 작자 미상 사설시조

귀또리 져 귀또리 어여쁘다 저 귀또리 /
어인 귀또리 지는 달 새는 밤의 긴소리 절절이 슬픈 소리 저 혼자 울어 예어 사창에 여윈 잠을 살뜨리도 깨우는구나. /
두어라 제 비록 미물(微物)이나 무인동방(無人洞房)에 내 뜻 알 리는 저 뿐인가 하노라.

③ 작자 미상 사설시조

압못세 든 고기들아 뉘라셔 너를 모라다가 넉커늘 든다
북해청소(北海淸沼)를 어듸 두고 이 못세 와 든다
들고도 못 나는 정(情)은 네오 늬오 다르랴

④ 왕방연 시조
천만리(千萬里)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희옵고
내 마음 둘 듸 없어 냇가의 안자이다.
져 물도 내 안 같도다 우러 밤길 녜놋다.

⑤  김상용의 시조

오동(梧桐)에 듣는 빗발 무심(無心)히 듣건마는
내 시름 하니 닙닙히 수성(愁聲)이로다
이후야 닙 넙은 나무를 심을 줄이 이시랴

⑥ 박효관의 시조

공산에 우난 접동, 너난 어이 우짖난다.
너도 날과 같이 무음 이별하였나냐.
아모리 피나게 운들 대답이나 하더냐

⑦ 이개의 시조

방안에 켰는 촉불 뉘와 이별하였길래
눈물을 흘리면서 속 타는 줄 모르느냐.
우리도 저 촛불 같아 속 타는 줄 모르노라.

⑧ 정철의 관동별곡

山산中듕을 매양 보랴, 東동海해로 가쟈스라. 籃남輿여 緩완步보하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하니, 玲녕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셩啼뎨鳥됴는 離니別별을 怨원하는 듯<정철의 관동별곡>

⑨ 허난설헌의 규원가
풀 이슬은 맺혀 있고 저녁 구름이 지나갈 때 대 수풀 우거진 푸른 곳에 새소리가 더욱 서럽다.

예)  <현대시>

① 김소월의 길
어제도 하로밤
나그네 집에
가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② 백석의 여승

산꿩도 설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 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백석의 여승>

③ 서정주의 귀촉도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한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 '새'에 시적 자아의 감정을 이입하여 표현

④ 신석초의 바라춤

청산 깊은 절에 울어 끊인
종 소리는 아마 이슷하여이다.
경경히 밝은 달은
빈 절은 덧없이 비초이고
뒤안 으슥한 꽃가지에
잠 못 이루는 두견조차 저리 슬피 우는다

⑤ 조지훈의 <봉황수>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에 호곡하리라

◈ 객관적 상관물이란 예술의 형식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방법으로서, 일상 생활의 감정이 그대로 문학 작품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삼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어떤 이미지, 상징, 사건에 의해 구현될 때 그때 이용된 이미지, 상징, 사건들이 바로 객관적 상관물이다.

예)
① 황조가
펄펄 나는 꾀꼬리는
암수가 서로 정다운데
외로운 이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 임과 이별한 채 홀로 남게 된 외로운 심정을 자연물인 '꾀꼬리'를 매개로 하여 우회적으로 표현하였다.

② 백제가요 <정읍사>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강됴리
달==> 시적 자아와 대상 사이의 거리를 좁혀 주는 매개물, 시적 자아와 남편을 이어주는 매체

③ 최두석 <성에꽃>
새벽 시내 버스는
차창에 웬 찬란한 치장을 하고 달린다.
엄동 혹한일수록
선연히 피는 성에꽃
===> 성에꽃 - 막막한 한숨, 정열의 숨결, 서민들의 애환

④  김소월 <산>
산에는 오는 눈, 들에는 녹는 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삼수갑산 가는 길은 고개의 길

===>오리나무는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시인의 정서가 투영된 객관적 상관물이다. 이는 식물학적으로 자웅동가(雌雄同家-암·수가 함께 서식함)이기에 님이 없는 산새나 시적 화자와 반대 상황에 놓임으로 시적 화자나 산새 가 넘으려는 의지를 갖게 하는 사상(事象)이 된다. 오리 나무로 인해 자연과 시적 화자의 괴리감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이다.


⑤ 서정주 <귀촉도>
초롱에 불빛, 지친 밤 하늘
굽이굽이 은핫물 목이 젖은 새
차마 아니 솟는 가락 눈이 감겨서
제 피한 취한 새가 귀촉도 운다.
그대 하늘 끝 호올로 가신 님아.
==>사별한 임을 향한 정한과 슬픔을 처절하게 노래한 시이다. 애절한 한의 객관적 상관물 '귀촉도'

출처 : 문학의 만남
글쓴이 : 남태평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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