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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의 수업/문학과 관련하여

[스크랩] 현대소설 용어 사전

by 拏俐♡나리 2010. 8. 31.

 
현대소설 용어 사전

                                           <가>
● 가족사 소설
  한 가족의 흥망 성쇠 내력을 다룬 소설을 말하며, 단순히 가족 구성원 간의 문제를 다룬 소설들
과는 다르게 취급된다. 즉, 가족사 소설은 가족  내의 개인보다는 가족이라는 사회 집단의 움직임
과 변화 양상을 중시하며, 여러 대(代)에 걸친 가족의  역사를 추적하기 때문에 연대기 소설의 형
태를 띠게 된다.
  서양에서 골즈워디의 '포사이트 가(家)의 기록', 토마스 만의 '부덴부르크 일가', 마르탱 뒤 가르
의 '티보 가(家) 사람들' 등이 가족사 소설에 해당하며,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1930년대에  비로소
정착되었는데, 염상섭의 '삼대', 채만식의 '태평 천하', 김남천의 '대하'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최
근에는 박경리의 '토지'가 이 계열의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가족사 소설의 장점은 가족의 역사를 통하여 시대적 변천과 역사의 변모 양상을 밝혀낸다는 점
이며, 특히 대가족 제도를 유지해 왔던 시대에 알맞은 소설  양식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가족의
개념이 점차 와해되고 있는 최근의 상황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형식이기도 하다.

● 간접 제시(dramatic characterization)
  소설 작품의 내용이 전달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인데, 그 하나는 작가의 시각과  판단을 통하
여 제시하는 직접적인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작가의 개입을 없애고 '객관적으로', '극적으로' 제시
하는 방식이다. 간접 제시는 후자의 방법으로, 다른  말로는 '보여주기(showing) 기법', 또는 '장면
적 수법(scenic method)', '극적  방법(dramatic method)'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는
소설은 세부적인 행위들이 묘사되고 대화에 의한 진행이 두드러지게 된다.
 
● 갈등(conflict)
  의지적인 두 성격의 대립 현상.
  인물과 인물, 인물과 환경 사이의 갈등을 '외적 갈등(external conflict)'이라 하고, 한 인물의 심
리적 갈등을 '내적 갈등(internal conflict)'이라고 한다.
  [갈등의 양상]
  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갈등 : '학', '무녀도', '동백꽃'
  ② 인간과 사회 사이의 갈등 : '상록수', '레디 메이드 인생'
  ③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갈등 : '한귀'(박화성)
  ④ 인간과 운명 사이의 갈등 : '바위', '갯마을'
  ⑤ 외적 자아와 내적 자아 사이의 갈등(한 인간 내면의 갈등) : '금당 벽화', '등신불'
 
● 감상 소설
  서술상에 감정을 드러내 보이거나, 연민과 동정의 감정에 빠져드는 태도를  지니고 있는 소설을
지칭한다.
  감수성이 예민한 소설인데, 주로 작중  인물이 슬픔이나 아름다움이나 숭고함에  접하여 나타내는 강한
반응에 역점을 두며, 주로 지식인 계층의 주인공이나 여주인공들이 많이 채택된다. 이광수의 '유정', 심훈의
'상록수', 또는 1920년대의 순수 유미주의적인 소설들에서 잘 나타나며, 현대로 올수록 이러한 감상성은 소
설의 완성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거의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슬픔의 정서나 풍부한 감정이
작품의 내적 필연성에 의해 적절히 구사되었다면 부정적으로 평가될 수만은 없을 것이다.
● 감수성
  이성에 대립하는 용어로 사용되며, 감각.사고 및 감정에 있어서 경험에 반응하는 작가의 특징적
능력을 가리키는 데 주로 사용된다. 우리 소설사에 있어서는 김승옥, 윤후명,  조세희 등의 작가들
이 감수성이 뛰어난 작가의 예로 지칭될 수 있는데, 감수성은 주로 문체나 묘사에  있어서 참신한
맛을 제공하며, 일상적인 감각의 틀을 깨고 사물의 이미지를 새롭게 건질 수 있게 한다.
 
● 개화기 소설
  일반적으로 서구 열강의 침투와 그에 따라 개항이 시작되는 1870년대부터 이광수의 '무정'이 발
표되는 1917년 사이에 산출된 소설들을 통칭하는 말로 '신소설'까지도 포함하는 소설 유형이다. 이
러한 소설들은 고대 소설과 근대 소설의 과도기적 형태로서, '개화기'라는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서
의 소설 형식이라는 점에서 엄격한 의미의 장르 개념은 아니다.
  개화기 소설의 유형에는 첫째, 토론 문답체 소설로 '소경과 앉은뱅이 문답', '거부 오해', '향로방
문의생이라' 등의 작품이 있고, 둘째, 몽유록계 소설로 고대 소설의 몽유록 형식을 빌려 온 것으로
서 신채호의 '몽견제갈량',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등이 있다. 셋째, 역사 전기 소설로 '을지문덕전',
'비스마르크 청화', '의티리국 아마치전' 등의 작품들이  있으며, 넷째, 풍자 우화 소설로 '금수회의
록', '만국대회록' 등의 작품이 있고, 다섯째, 신소설로 이인직의 '혈의 누'를 비롯한 '자유종',  '은세
계', '치악산', '귀의 성' 등 다양한 작품이 있다. 여섯째, 번안 소설로 '장한몽', '설중매', '해왕성' 등
의 작품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신단 공안(神斷公案) 소설로 일종의 작자 미상의 재판 소설이 있는
데, 주로 '황성 신문'에 연재되었다.
  개화기 소설은 대개 미신이나 구습에 대한 배격과 사회 개혁적인 시각, 강한 정치성을 바탕으로 하
는 풍자 의식과 비판적 관점을 지니고 있으나, 구성상으로는 고대 소설적인 면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 거리(distance)
  소설을 구성하는 각 주체들 사이에 밀착된 정도를 가리키는 용어로,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얼마
나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느냐 하는(또는 그 반대로 얼마나 냉정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느냐 하
는) 다분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작가 - 화자 - 독자'를 중심으
로 고찰되며, 여기에서 소설의 서사 구조의 주체인 '등장 인물'이 거리 발생의 중요한 축이 된다.
  '작가 - 등장 인물 - 독자' 간의 거리가 1인칭에서는  가장 짧아지고 관찰자 시점에서는 멀어지
며, 전지적 시점에서는 작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달라진다.  또, 일반적으로
각 주체간의 거리가 좁으면 좁을수록 감상적인 소설이 될 우려가 있으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공
감을 주는 요소를 잃어버린다고 할 수 있다.
    [시점과 거리]
  {{{{         1인칭 주인공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 telling
               가깝다                    멀다
  서술자------------------대상-------------------독자
                멀다                    가깝다
         1인칭 관찰자 시점, 작가 관찰자 시점 : showing
}}
}}
  *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서술자와 대상의 거리가 가깝다. 독자가 등장 인물인 '나'의 세계에 접 
    근하기 어렵다.
  *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서술자와 대상의 거리는 좁혀진다.
  * 작가 관찰자 시점에서 서술자와 대상의 거리가 먼 반면, 독자와 대상의 거리는 가깝게 된다.
  * 극적 화자인 '나'가 나오는 1인칭 시점에서 서술자와 독자 사이의 거리는 가깝다.
● 건달 소설(=악한 소설)
  건달, 좀더 정확하게는 '재미있는  무뢰한'을 뜻하는 스페인어 '피카로(picaro)'에서  유래한 소설 양식의
개념으로 이 양식은 주로 건달의 이야기를 다루며,  기사들의 환상적인 로멘스나 상류층의 이상주의적 문
학에 맞서는 하류층 문학, 또는 기존의 관습에 대한 반동의 형태를 지니는 문학으로서의 특징을 가진다.
  주로 하층 계급에 속하는 인물이 주인공이 되어, 비정하고 부도덕한 현실 사회에 맞서  재치 있
는 임기응변과 심각하지 않은 탈선을 범하는, 일종의 사회적 모험담의 성격이 짙다.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는 이 부류의 가장 대표적 작품이며,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에도 이러한 성격
이 나타나 있다. '피카레스크(picaresque) 소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결말
  전통적인 플롯의 개념으로 한 편의 서사물(소설)을 설명할 때 그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것으
로 끝, 종결, 대단원 등의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결말은 팽팽한 플롯 구조를 지니고
있는 단편 소설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며 작품이 지닌  중심 의미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장편 소설에서는 이런 기능들이 다소  느슨해지거나 그 앞의 단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품의 성공적 결말은  그 작품이 지닌 의미를 효과적으로  드러나게 함으로써
독자에게 선명한 '인상'을 남겨 주어 작품의 가치를 알게 해 준다.
 
● 경향 문학(傾向文學)
  의식적으로 정치적, 도덕적, 종교적, 계급적인 것을 취급하여 대중을 그와 같은 방향으로 계몽하
고 유도하자는 목적 아래 쓰이는 작품. 교훈시나 프로 문학이 이에 속한다.
 
● 계몽 소설
  계몽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하거나 그것의 전파를 위해 쓰여진 소설을 가리킨다.  본래 계몽주의
는 문예사조적 개념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루소, 볼테르,  디드로 등에 의해 17세기 서구에서 발
전하여 18세기에 그 절정에 이른 문화적 운동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미성년의 상태에서 성년으로
만들기 위하여 교육하거나 비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 용어는 우리 문학사 속에서 발
견되는 특수한 이야기의 유형을 한정적으로 지칭하는 개념으로 보편화되었다.
  우리 나라의 계몽 소설은 이광수에  의해 개척되었는데, 식민지라는 현재적인 상황에서  출발한
역사 의식적 계몽 의식이 아닌, 봉건적 전근대성에  대한 반발로서의 계몽 의식이 엿보이고 있다.
미신 타파, 자유 결혼, 과학적 학문의 존중 등의 계몽 사상이 많이 드러나고  있다. 초기 계몽주의
소설은 이후 '브 나로드 운동'으로 발전, 계승되어 농촌 소설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 고백 소설
  화자가 자기 자신의 경험을 회상한다거나,  자전적인 체험의 직접적인 토로라는 서술적  유형을
가지고 있는 소설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1인칭  주인공 시점은 고백 소설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
다. 이러한 소설들은 화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독자에게 들려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이광수의
'나/소년편'은 서문을 통해 화자 겸 주인공인 '도경'이 작가 자신임을 밝히고 있고, 정비석의 '고원'
에서는 어떤 실재 인물의 노트를 조금 손질하여 소개한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 골계(滑稽)
  보통 '우스꽝스러움'이라고 번역되는 골계는 웃음을 자아내는  문학의 모든 요소에 폭넓게 적용
되는 말이며, 이보다 하위 범주로 기지, 풍자, 반어, 해학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골계는 크게 객관적
골계와 주관적 골계로 나누어진다.
  객관적 골계는 웃음거리가 되는 대상 그 자체의 성질이나 형상에 의지하는 골계로서 대상을 우
습게 하려는 작가의 계산된 배려가 그다지  크게 작용하지 않는 웃음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더욱
자연스러운 골계이다. 찰리 채플린의 모습이 그 대표적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주관적 골계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에 의한  웃음의 장치이다. 객관적 골계에 비해  복잡한 미적
범주이므로 작가의 고도의 통제 능력이 없다면  작품의 파탄을 가져오게 할 위험이  크지만, 한편
복잡 다단한 모순 덩어리로서의 인간 존재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그려낼 수 있는 문학적 장치이기
도 하다. 김유정의 '봄.봄', '동백꽃' 등의 작품이 그 예이다.
 
● 공간, 공간성
  소설 속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거나 정황이 진술될 때,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배경이 필요하게
된다. 이때의 장소적 요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소설에서의 공간이다. 그런데  공간의 개념은 항상
물리적인 장소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화자나 등장 인물의 의식 속에서도 공간의  개념은 존재하
게 된다. 이때는 공간이라는 개념보다는 공간성이라는 개념이 더 유용하다.  이상의 '날개'에서 '33
번지'는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공간(space)이라기보다는 가상적이면서  무언가 암시적인 의미를 담
고 있는 공간성(spatiality)이 되는 것이다.
 
● 공상 과학 소설(science fiction)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실현 불가능한 허구적 세계를 이야기 형식에 담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소설의 유형을 지칭하며, 최근에는 약칭인 SF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서구 문학에
서 SF의 기원은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뒤를  이어 '플랑켄슈타
인', 타임 머신', '우주 전쟁' 등의 공상 과학 소설이 등장하였다. 이러한  작품들은 비록 허황된 세
계를 기반으로 하여 허구의 극단을 제시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인간의  낙관적인 꿈을 실현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긍정적 요소도 지니고 있다.
 
● 교육 소설
  젊은(혹은 어린) 남녀들을 바람직한 시민으로, 그리고 도덕적, 지적으로 성숙한 성인으로 교육시
킬 목적으로 18세기 말 유럽에서 발달된 장편 소설의 한 양식이다. 루소의 '에밀'은 가장 대표적인
예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것은 성장 소설의 모범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이 계통의 소설들은 불우한 소년 소녀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바람직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 '톰  소여의 모험', '왕자와 거지', 요한나 슈피리
의 '하이디' 등이 대표적인 유형이며, 우리 나라에서는 조흔파의 '얄개전', 김내성의 '쌍무지개  뜨는 언
덕', 최인호의 '우리들의 시대', 오탁번의 '달맞이꽃 피는 언덕' 등이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 구상(構想)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 전에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착상이 있어야 한다. 작가의 착상은 작품
에 있어서는 시초에 불과한데, 그것이 집필로 적용되기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과 고미을 거쳐야만
한다.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해서  곧바로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쓸 수는 없는  것이
다. 고향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것이 착상의 시초라면, 그 시초는 모호하거나 아무런 구체
적 형태도 가지지 않는다. 선명한 인상을 떠올리고  불필요한 인상을 지워 나가며, 서사적 흐름을
조절하고 사건과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련의 정신적 고뇌가 필요하다. 그런 뒤에야 집필에 들
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구상이란 착상과 집필의 사이에 가로놓이는 정신의 모든 움직임을 말한다. 따라서, 그
것은 작가의 의도 속에다 작품의 전모를 그려 넣는 과정이고, 생각을 얽어 짜는 과정이다.
● 구조(構造)
  구조란 하나의 작품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내부 요소들이  맺고 있는 상호 관계 및 그것들의
유기적인 결합을 지칭하는 말이다. 블럭으로 기차를 만든다면, 기차는 하나의 전체이며 하나의 구
조이고, 각각의 블럭들은 기차라는 구조의  구성 요소이다. 소설에서 본다면, 완성된  한 작품만이
전체가 아니라 소설의 한 단락, 한 문단도 전체로 간주될  수 있다. 이것들은 이들 나름대로의 부
분을 가지고 있는 전체이자 더 큰 전체의 어느 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이것들은 각각 독립
되어 있으면서도, 서로 관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문학이 언어에 의한 구조물이라는 인식하에서
현대에 오면서 구조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아져 가고 있다.
 
● 구체화
  독서 과정을 텍스트의 '구체화' 과정이라고 하는데, 소설 읽기 역시 '구체화'의 작업이다. 그런데
소설 속에는 간혹 결정되거나 알려지지 않은 면들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이러한 면들을 '미결정성'
또는 '미확정성'이라고 하는데, 독서의 과정에서 이러한 미확정성 및 틈을 채우거나  도식화 된 면
을 제거하는 일을 구체화라고 한다.
  가령, "버스가 산 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Mujin) 10㎞'라는 이정비를  보았다."라는 문장
이 있다면, 이 속에는 버스의  생김새나 속도, 이정비의 모습 혹은  무진이라는 지명에 대한 의문
등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들은 작가가 일일이 지적해 주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책을
읽어 가는 과정에서 상상을 통하여 스스로 채워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독서에 있어서의 구체화가
되는 것이다.
 
● 권선 징악(勸善懲惡)
  조선조의 소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특성 중의 하나로, 올바르고 선량한  인물이 온갖 시련
과 난관에 봉착하지만 결국 행복에 도달한다는 플롯 구조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물론, 악을 멸하
고 선의 궁극적인 승리를 보임으로써 읽거나 듣는  이에게 도덕적으로 열정을 고무시킨다는 작의
(作意)를 지닌 것이다.
 
● 근친 상간 모티프
  프로이트에 의해 일반화된 용어인데 프로이트는 인간을  "아비의 목을 비틀고 어미와 동침하고
자 하는 존재"로 보고 있다. 즉, 부친 살해 충동과  근친 상간 충동은 인간의 근원적인 심리 충동
의 한가지 양상이라는 것이다. 이 모티프가 가지는 방향성은 때때로 텍스트 속에서 엄밀하게 분리
되지 않은 채로 드러나는데, 특정 텍스트 속에서 볼 수  있는 어머니와 아들, 오빠와 누이동생 사
이의 성 관계는 순수하게 성적인 욕구나 충동의 측면에서 금기를 넘어서고자 하는 심리를 반영하
는 데 국한되지 않는다. 대체로 등장 인물들이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사건이 발
생하고, 후에 자신들의 관계를 확인함으로써 회한스러운 비극적 운명에 빠지고  마는 일종의 원죄
의식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도가 이러한 성적인  심리의 표현과 함께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티프가 반영된 작품으로는 장용학의 '원형의 전설', 김성종의 '어느 창녀의 죽음' 등이 있다.
 
● 기대 지평(expectation horizon)
  작품이 창작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독자에 의해 수용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즉, 작품은 '작가
→텍스트→독자→작품'의 네 단계로 구성되며, 텍스트를 받아들이는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 작품은
다양한 모습을 가지게 된다. 기대 지평이라는 말은 이러한 문학  행위의 세 번째 단계, 즉 독자의
단계에서 설정된 개념이다. 이를테면, 독자들의  선험.경험.의식.습관.취향.기호.상식.교육.심미 규범
등은 모두 기대 지평을 구성하는 요소들이다. 텍스트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 지평이 충족될 때, '친
숙한 지평'이 발생한다. 그러나 시대의 발전과 문학 환경의 변화에 따라 문학 작품은 새로운 모습
으로 등장하며, 그때마다 독자들은 텍스트의 '새로운 지평'에 부딪히게 된다.  독자들의 '친숙한 지
평'과 텍스트의 '새로운 지평' 사이의 이러한 충돌로  인하여 이른바 '지평의 전환'이 생겨난다. 이
러한 지평의 전환은 곧 독자들에게 수용되어 새로운 '기대 지평'으로 작용한다.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 같은 소설은 지평의 전환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지녀 왔던 작품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 지평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
러나 이러한 지평의 전환은 독자들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기대 지평이 될 수 없다.
 
● 기록 소설(documentary)
  신문 기사나 재판 기록, 또는 공문서 등과 같이 기록되어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해서  씌어진 소
설의 한 형태이다. 기록 소설은 흔히 어떤 사건에 대한 정보나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씌어지는데,
현실의 경험으로부터 직접 취한 소재를 가능한 한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을 그 특징으로  한다. 기
록 소설은 허구적인 소설이 가지기 어려운 '사실성'을 더 가질 수 있고, 그  결과 독자들에게 더욱
강한 인상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건에 의거하는 기록 소설은  그 시대
의 관심사나 정열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을 놓치기 쉽다는 결점을 지니고 있다.
 
● 기지(機智)와 유머(humor)
  기지와 유머는 우스운 것, 또는 희극의 개념과 관련된다.
  기지는 본래 사람의 오감(五感)을 뜻하는 말로서  지능이나 창의력 같은 정신 능력을  의미했으
나, 현대에 와서는 우스운 말의 일종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여 흔히 짧고 교묘하고 희극적인 놀라움
을 일으키는 일종의 언어적 표현으로 그 의미가 변질되었다.
  유머는 중세 및 르네상스 시대의 생리학 용어로서 개개인의 기질과 관계되는 네 가지의 체액을
뜻하였으나, 오늘날에 와서는 우습고 재미있는 것으로서 정답고도 동정적인 형태의 희극성을 가리
키는 말로 되었다.
  이러한 희극적인 두 요소는 서로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기지는 일치한다고 믿어지
는 사실에서 불일치를, 불일치한다고 믿어지는 사실들에서는 일치점을 발견하는  예리한 판단력이
면서 그 결과를 간결, 명확하고도 암시적인 문구나  정리된 말로 능숙히 표현하는 능력이다. 이에
반하여 유머는 이웃에 대하여 선의를 가지고 그 약점, 실수, 부족함을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 시인
하는 공감적인 태도이다. 그러므로 유머는 기지가 갖는 신선하고 예리한 비판성이 없고, 불일치를
발견하되 비공격적이며, 자신도 그런 불일치가 자행되는 사회의 일원임을 암시하는 겸허와 아량을
보인다.
 

                                           <나>
● 낙원 소설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낙원의  존재 형태와 그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을 다룬
소설이다. 낙원은 동양에서는 무릉도원, 서양에서는 유토피아라 불리며, 우리 소설에서는  주로 천
상이나 섬 등으로 나타난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구운몽', '홍길동전', '허생전' 등의 고대 소설과 이
청준의 '이어도' 등의 현대 소설이 이에 속한다.
 
● 낭만주의 소설
  낭만주의는 상상력과 개성 및 독창성을 중시하고, 현실적이고 유한한 세계보다는 이상화된 무한
한 세계를 동경하며, 고전적인 형식의 균형과 조화보다는 내면의 갈등과  부조화에 대한 자각으로
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자연과 예술, 지상과 천상, 죽음과  삶 속에 내재된 혼돈을 주목하는 문학
과 예술의 경향, 또는 세계관을 지칭한다. 낭만주의는 '질풍 노도'라는  말처럼 반이성적이며, 개인
적인 경험을 어떤 거리낌도 없이 표현하는 예술가의  독창적이고 창조적인 재능을 중시하는 것이
그 특징이다.
  낭만주의 소설은 이러한 낭만주의의 정신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며, 대체로 플롯이 빈약하고
인물들의 성격 묘사가 불확실하며, 음악적인 형식과 시적인 서정성을 짙게 보여  준다. 또한, 개인
의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감정을 중시함으로써 고백체 형식을 띄는 것이 많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
로 동인지 '백조'를 중심으로 1920년대 시단에서 많이 나타나며 소설에서는 아직 뚜렷하게 낭만주
의를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 없다.
 
● 낯설게 하기(시치미떼기)
  낯설게 하기는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에 의해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로서 일상화되어 있는 우리의
지각이나 인식의 틀을 깨고 사물의 모습을 낯설게 하여 사물에게 본래의 모습을 찾아 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낯설게 하기란, 그런 점에서 형식을 난해하게 하고 지각에 소요되는  시간을 연장시킴으로써 표
현 대상이 예술적임을 의식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양식인 셈이다. 낯설게 하기는  궁극적으로 독자
의 기대 지평을 무너뜨려 새로운 양식을 태동시키게 된다. 의미 심장한 내용을 작가가  모르는 체
하며 이야기하는 수법이다.
  최인호의 '영가', 장정일의 '아담이 눈뜰 때', 하일지의 '경마장 가는 길', 최인훈의 '총독의  소리',
'서유기',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등의 작품이 이러한 낯설게 하기를 보여 주는 작품들이다.
 
● 내용과 형식
  문학에 있어서 내용과 형식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우선하는 것이냐는 논쟁은 문학 이론이 생겨
난 이래 아직도 종결되지 못한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내용일지라도 훌륭한 형식에 담겨지지 않을
때 훌륭한 문학이 가능할 수 없다는 것이 형식 우선론자들의 일관된 주장이며, 형식이  아무리 훌
륭해도 내용이 충실하지 않고는 속이 빈 강정에 불과하다고 맞서는 것이 내용 우선론자들의 주장
이다. 특히, 실험성이 많은 작품일수록 내용과 형식에 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지만, 위대한 작품은
내용과 형식,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점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 내적 독백(interior monologue)
  심리 소설의 한 서술 방식으로, 인물의  심리적 독백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외적  사건을 그리는
기교이다.
 
● 논평
  소설 속에서 화자가 자신의 견해를 명백하게  드러내 보이는 서술 행위로, 한  작가가 독자들을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구사하는 서사적 책략의 중요한 방편으로  사용된다. 사건
과 행위의 불투명성을 직접 '해석'하여 선명하게 제시하려 한다든가, 도덕적 기준을 설정하고 어떤
행동과 상황의 가치를 '판단'하기도 한다. 또는, 어떤 발언이나 행동의 의미를 텍스트 바깥의 상황
과 연결 지어 '일반화'시키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 농민 소설
  농민과 농촌의 문제를 소재로 하여 씌어진 소설이다. 그러나 농민 소설은  전원적이고 향토적인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배경으로 하거나 단순히 농민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농촌  소설과는 달리, 당
대의 농촌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모순이나 농민 의식의 성장 등을 다룬다는 점에서 그 특성이 두
드러진다. 따라서 1930년대 농촌 계몽 운동의  일환으로, 또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의 일환으로서의
농민 해방을 목적으로 하여 씌어진 소설들, 1970년대 이후의 산업화, 도시화의 과정에서 소외되고
황폐화된 농촌의 현실과 농민의 문제를 다룬 소설들이 농민 소설에 포함된다.
  1930년대 이광수의 '흙', 심훈의 '상록수', 이기영의 '고향', 김남천의 '생일 전날'과 1970년대 김정
한의 '사하촌', '모래톱 이야기' 등이 대표적 작품들이다.
 
● 농촌 소설
  농민 소설과는 다르게 농촌을 도시와 대비되는 자연적이고 향토적인 삶의 공간이면서 이상적인
삶의 공간으로 묘사한 소설을 일컫는다. 우리 문학에서  농촌 소설의 연원은, 일반 지식인들 사이
에서 도시의 현실을 비판하고 농촌을 중시하는 기운이  농후해진 1935년 전후부터 발흥한 이른바
전원 문학에서 찾을 수 있다.
  이무영의 '농부', '제1과 제1장', 박영준의 '모범 경작생', '어머니', 최인준의 '양돼지', 이근영의 '금
송아지' 등이 1930년대의 대표작이며, 방영웅의 '분례기', 오유권의 '농지 상환선' 등은 1970년대 농
촌 소설의 대표작들이다.
 
● 누보 로망(nouveau roman)
  이 용어는 1950년대부터  프랑스에서 발표되기 시작한  전위적(前衛的)인 소설들을 가리키는데,
구체적으로는 전통적인 소설의 기법과 관습을 파기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고자 했던 일군의
작가들의 소설을 가리킨다. 논자에 따라서는 앙티 로망(反소설)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소설은 첫째, 어떤 고정된 소설의 개념이나 이론을 내세우지  않음으로써 전통적인 리얼
리즘 소설에 대한 도전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둘째, 창작의 과정을  낡은 체계나 관습을 깨고
새로운 관습과 체계를 세우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것이며,  셋째, 하나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통합될 수 있는 학파나 그룹이 될 수 없다는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다>
● 단편 소설
  명칭 자체가 시사하듯이 짧은 분량의 소설을 말하는데, E. A. 포우는 "반  시간에서 두 시간 사
이에 단숨으로 읽혀질 수 있어야 하고, 유일하거나  단일한 효과에 제한되어야 하며, 모든 세부들
이 그 효과에 종속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9세기의 작가들은 단편 소설에서 사건은 기하학적인 구도와 짜임 속에  담기고, 서술의 초점은
사건의 극화를 위해 집중되고 있으며, 결말은 예외 없이 의외성, 곧 놀라움으로 맺고 있다. 그러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는 극적인 사건이나 작위적인 플롯, 충격적인 결말 처리  방식에 의존하지 않
고, 좀더 자연스럽고 담담한 어조의 이야기를 단편 소설에 담고 있다.
 
● 대중 소설
  일반 대중에게 읽히기 위한 흥미 위주의 소설. 연애 소설, 과학 소설, 추리 소설 등이 있다.
 
● 대하 소설(大河小說)
  장구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인물들의 복잡한 삶의  양상을 형상화함으로써 사회의
변화 양상 및 인간 삶의 전체상을 포착하려는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말한다. 그러므로  대하 소설
은 유장한 시간의 흐름 및 많은 인물들에 의해 복잡 다단하게 얼크러지는 사건의 제시를 통해 사
회의 변화상과 인간 삶에 대한 총체적 조명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하 소설은 누대에 걸친 오랜  기간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대체로 서술상 완만한 속도를
가지면서 이야기의 서두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순차적 계기성에 의해 사건이 제시되
는 기법적 특징을 가진다. 박경리의 '토지'가 그 대표적 예이다.
 
● 대화(對話)
  인물과 인물 사이에 발생하는 화자에 의해 매개되지 않은 순수한 발화를 대화라 한다. 일반적으
로 작품상에서 특정한 부호에 의해 묶이는 것을 말한다. 대화는 작중 인물의 성격,  기질, 개성 등
과 함께 여러 정보를 제공해 주며, 작가의  주관적이고 설명적인 개입을 차단시키고 사건을 극화,
장면화시킴으로써 이야기의 사실감을 높이는 역할을 지닌다.
 
● 도시 소설
  도시 생활의 단면을 취급하면서 도시 혹은  도시 풍속의 묘사를 수행하는 소설을  말한다. 도시
소설은 도시의 형성과 발전이 인간에게 의미하는 바를  심문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서 인간과
문명 혹은 자연과 인공의 관계를 밝혀 내고자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1930년대에 일제에 의한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도시에 대한 관심이 생겨났는
데, 이효석의 '도시와 유령', '마작 철학', 박태원의 '천변 풍경',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등의 작품이
있다. 한편, 우리 사회의 도시화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1960년대 이후에 와서 이 계열의 작품
들이 부쩍 늘어나게 되는데, 황석영의 '장사의 꿈', 박완서의 '엄마의 말뚝', 이동하의 '장난감 도시',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박영한의 '왕릉
일가', 최인호의 '타인의 방' 등이 대표작들이다.
 
● 동기 부여
  한편의 이야기가 더욱 그럴 듯하고 흥미 진진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이야기의 요소들, 좁은
의미로는 작품의 주제를 결정하는 데  기여하는 모티프들의 도입을 정당화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즉, 동기 부여는 모티프들에 내적 통일성을 부여하는 과정으로, 지나간 사건들과 잇달아 일어나는
사건들을 합리적으로 연결시켜 그럴듯하게 만드는 결합 방식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동기 부여는 독자로 하여금 서사의 흐름을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느끼도록 하는 기능
을 담당한다. 체호프가 "만약 소설의 서두에 벽에 걸려 있는 총이 묘사된다면, 그 총은 이후에 꼭
발사되고야 만다."라고 말한 것은 바로 동기 부여의 기능을 잘 설명한 예이다.
 
● 동반자 문학(同伴者文學)
  1920년대에 사회주의 이념을 표방하고 나선 카프(KAPF)는 식민지 상황의  극복과 사회주의 국
가의 건설을 위한 정치적 실천의 일환으로 문학 운동을 전개한다. 동반자 문학은 이  같은 운동에
직접적으로, 그리고 조직의 일원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사회주의 문학의 대의(大意)에는 동조
하는 문학을 가리킨다.
  카프에 의해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동반자 작가로는 이효석과 유진오이며, 본격적으로  동반자
문학이 논의되는 것은 1933년 카프 내의  논쟁에서부터이다. 김기진은 동반자적 경향파로 유진오,
장혁주, 이효석, 이무영, 채만식, 조벽암, 유치진,  안함광, 안덕근, 엄홍섭, 홍효민, 박화성,  한인택,
최정희, 김해강, 이홉, 조용만 등을 들고 있다.
  동반자 문학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이효석의 '노령 근해', '상륙', 북국 통신'과 유진오의 '여직공',
박화성의 '추석 전야', 강경애의 '소금', '인간 문제' 등이 있다.
 
 
 
 
                                           <라>
● 로망스(romance)
  애초에 로망스는 라틴어에 대한 방언이었던 '노만스'어로 쓰여진 이야기를  말이었는데, 그 내용
이 대체로 기사들의 황당 무계한 무용담이나 연애담을  다룬 기이하고도 가공적이며 모험적인 성
격을 강하게 지닌 것이었다. 문학의  발달사에서 로망스는 서사시 이후에  나타난 문학 양식으로,
근대적 개념의 소설과는 사뭇 다른 양식을 지칭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
테',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멜빌의 '백경' 등이 있다.
 
 
                                           <마>
● 말하기(telling)와 보여주기(showing)
  엄밀하게 말해서 문자를 통한 전달 매체인 소설에서는 말을 하거나 보여 주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글을 읽는 독자의 상상을 매개로 하면, 말하기와 보여주기의 방법이 가능해진다.
  말하기는 화자가 어떤 사건을 자신이 말을 하는  것처럼 독자에게 전달함으로써 독자를 작품의
현장에서 소외시키는 것으로 소설가의 직접적인 전달 방법을 의미하며, 보여주기는 화자가 자신의
견해나 감정은 전혀 개입함이 없이 사건의 상황을 보고 들은 바대로 객관적으로 전달해 줌으로써
독자가 그 상황을 나름대로 재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방법이다.
  현대에 오면서 보여주기의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는 있으나, 사실상 둘 사이의 차이는 극히 미미
하여 작자들은 두 가지를 교차시키면서 사용하고 있다.
 
● 메타 소설
  '메타(meta-)'란 말은 대체로 'after, with, change' 따위의 의미를 지닌다. 이로 미루어 메타 소설은
기존의 소설 양식에 '반(反)하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20세기 소설에  나타나는 주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즉, 소설 속에 소설 제작의 과정 자체를 노출시키는 것인데, 메타 소설은 이처럼 소설 창작
의 실제를 통하여 소설의 이론을 탐구하는 자의식적 경향의 소설들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는 소설이 허구적 산물임을 명백히 함으로써 낡은 관습을 파괴하고 새로운 창조적 가능성을 확보
하기 위한 것으로, 일상적 현실을 넘어선 '가능한 세계'를 찾고자  하는 상상적 모험의 문학이다. 로렌
스 스턴의 '트리스트램 샌디의 생애와 의견'이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등은 그 대표작들이다.
 
● 멜로 드라마(melodrama)
  연애를 주제로 하며, 변화가 많고 호화스러운 무대로 그 내용이  감상적이고 통속적인 대중극을
말한다.
 
● 명명법(命名法, naming)
  등장 인물의 '이름짓기'를 이른다.
    ① 인상적 명명법 : '학'의 혹부리 할아버지, 꼬맹이
    ② 반어적 명명법 : '감자'의 복녀, '화수분'의 화수분
    ③ 의성어에 의한 명명법 : '백치 아다다'의 아다다
    ④ 사실주의 소설의 명명법 : '김 강사와 T교수'의 김 강사, T, '레디 메이드 인생'의 P
    ⑤ 성격 암시를 위한 명명법 : '무정'의 선형, 영채
 
● 모델 소설
  현실에 실재하는 특정한 인물이나 사건들을 허구적 기술  속에서 재현, 구성해 내는 소설의 종류를
가리킨다. 기록 소설이나 사소설과도 비슷하나, 기록 소설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있고, 사소
설이 '개인적 생활'을 다루고 있는 것과는 달리 모델 소설은 실재  인물이나 사건을 차용해 오기는 하
지만, 어느 정도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으며  시대의 사회상을 주관적 시각에서 반영하는 형태
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염상섭의 '해바라기'와 이상의 '지주회시'를 꼽을 수 있다.
 
● 모티프(motif(프), motive(영))
  어원상으로는 '운동의 근원적인 원인', 예술상으로는 '창작이나 표현의  기본적인 동기'를 의미하
는 말인데, 일반적으로는 '작품 속에서 자주 나타나는 특정한 요소'를 가리키고 있다.
  모티프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된 사물이나 사건의 성격을 가지는 소재와는 구별되는 것
으로서 애증, 복수, 한탄, 연민, 민족애 등과 같이 추상적인 성격을 가진다.  부친 살해, 근친 상간,
변신 모티프 등이 그것인데, 이러한 모티프는 작품  속에서는 구체적인 물증(物證) 속에 나타나게
된다. 한편, 주제를 형성하는 데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모티프를 '중심 모티프(leitmotive)'라 한다.
 
● 모험 소설
  위험과 난관을 무릅쓰는 행동과 사건들이 이야기의 골격을  이루고 있는 소설 일반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대부분의 모험 소설에서 모험을 주도하는  인물들이 미성년으로 설정되며, 이는 경이와
신비, 동경과 공포 등의 감정이 아직 낭만적 경험이 미숙한 청소년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키
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스티븐슨의 '보물섬', 트웨인의 '통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 등
과 멜빌의 '백경',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
 
● 목적 소설
  교훈의 제시를 목적으로 쓰여진 소설 전반에 적용되는 용어로서, 작가에게 교사이기를 강조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이광수의 '흙' 등의 계몽류 소설과 카프의 의식  변환을 촉구하는 교
훈 소설들이 그 대표적 예이다.
 
● 몽타주(montage)
  따로따로 촬영된 화면을 효과적으로 떼어 붙여 화면  전체를 유기적으로 구성하는 영화의 편집
기법이다. 문학 쪽으로 말하면, 독립될 수 있는  심상들을 결합하여 전체적으로 하나의 통일된 주
제를 이루도록 하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 문제적 주인공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에서 주요한 개념으로  쓰여진 용어로서, 대개 근대 사회  이후에 나타난
소설의 새로운 주인공 유형을 일컫는다. 근대 사회의 소설 주인공들은 자신이 처한 세계가 행복하
고 아늑한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에 반항하거나 갈등을 겪는다. 그 결과 대개의  경우 광인이
나 범죄자 등의 악마적인 성격을 지니거나, 사회의 보편적 가치 질서에 맞서는 이질적이고 소외된
인물로 나타나게 된다.
  골드만은 루카치의 개념을 적용하여 소설을 "문제적  인물이 타락한 사회에서 타락한 방식으로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서사 양식"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주인공의 대표적 유형으로 나타나는 인물은 '동 키호테'의 돈 키호테나 '적과 흑'
의 줄리앙 소렐, '안나 카레리나'의 안나 카레리나, '죄와 벌'의 라스콜리니코프, '이방인'의 뫼르소,
'구토'의 로깡땡 등이 있고 우리 나라 소설에서는 '광장'의 이명준, '나무들 비탈에 서다'의 동호 같
은 인물이 있다.
 
● 문체(style)
  문체는 개인이나 학파 혹은 특정한 집단의 표현 양태로서  내용이 아니라 내용을 담는 방식, 즉 형식과
관련되는 문학적 작문의 면모를 의미하며, 소설적으로는 담론에 취해진 태도, 어조라고 할 수 있다.
  문체는 작가의 개인적 역량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보편화된 세계관의 문제와도 밀접하게 관련되
어 있어서, 시대에 따라 문체도 변모되어 왔다. 문학에서 수사적 기능을 중시하는 입장은 문체를 내용
이라고 보는 반면, 경험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입장에서는 문체를 단순한 형식이라고 한다.
  [작가들의 문체]
     이광수 : 대중적이고 쉬운 교육적인 문체
     김동인 : 짝막하고 박력 있는 문체
     염상섭 : 지루한 묘사적 문체
     이효석 : 시적 서정성을 띤 문체
     김유정 : 아이러니에 찬 개성적인 문체
     이  상 : 부정과 절규에 찬 개성적인 문체
     채만식 : 판소리 사설의 문체
     심  훈 : 평이하고 감성적이며 호소력이 강한 문체
 
● 미메시스(mimesis)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문학의  본질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개념으로  사용된 이 말은
흔히 재현(representation), 또는 모방(imitation)이라는 뜻으로 번역되는데, 이는 문학은 결국 흉내
내기의 결과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
  그런데 양자의 견해는 달라서, 플라톤은 문학이 사물의 본질을 규명하려 하지 않고 헛되게 모방
만 하는 것이라 하여 이상적인 사회 건설을 위해서는 시인을 몰아내야 한다고 보았고, 아리스토텔
레스는 문학이 모방하는 것은 보여지는  사물 자체가 아니라 그  사물의 배후에 숨겨진 보편적인
원리라고 주장한다. 즉, 문학은 '가치 있는 것'에 대한 모방 행위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강조한다.
  이후의 서양 문학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견해에 동조했으나, 개성과 상상력을  중시하는 낭만주
의 시대에 와서는 설득력을 잃고 만다. 그러나 개성과 상상력도 사회적 경험에 뿌리를  두지 않으
면 무의미하다는 사실주의 문학관이 대두하면서 미메시스-모방 이론은 다시 영향력을 회복한다.
 
 
                                           <바>
● 반(反) 소설(anti-roman)
  소설의 전통적인 규범에서 벗어나 있는 소설들로, 독자들이 소설에서 기대하는 사실주의나 자연
주의의 효과, 즉 소설이 현실을 충실히 재현함으로써 독자에게 논리적이며  정돈된 대리적 체험을
제공한다는 환상을 심어 주려 하지 않는 작품들을 말한다.
  주요 특징으로는 플롯의 부재, 산만한 에피소드, 최소한의 성격적 전개, 대상의  표면에 대한 세
부적 분석, 많은 반복, 어휘나 구두법, 문장의 다양한 변주  등을 꼽을 수 있으며, 이 밖에도 무수
한 실험성이 포함된다. 대표적으로는 나탈리 싸로트나 로브그리예 등의 누보 로망 계열과 우리 나
라의 경우, 이인성의 '한없이 낮은 숨결로' 등이 있다.
 
● 반어(irony)
  겉으로 나타난 말과 실질적인 의미 사이에 상반(相反) 관계가 있는 말을 뜻한다. 기교로서는 어
떤 말의 뜻과 반대되는 뜻으로 문장의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것을 이른다.
 
● 반전(反轉)
  사건의 흐름이 전혀 예기치 암ㄴㅎ은 방향으로 급전 직하하여 독자를 놀라게 하며, 아울러 주제
를 강조하는 기법이다.
 
● 발견으로서의 기법
  '발견으로서의 기법'은 1948년 마크 쇼러에 의해 발표되었던 비평문의  제목으로, 신비평의 요체
라고 할 수 있는 형식과 내용의 불가분리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성취된 내용 혹은 예술과 작품
화되지 않은 내용 혹은 경험 사이의 차이는 명확한 것이라고 하며, 문학에 있어서 진정 중요한 것
은 작품 속에 '형상화된 경험'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이러한 형상화된 경험과 형상화되지 않은 경
험의 차이를 근본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기법이며, 기법은 소재와 주제를  한정하고 발견하는 근본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마크 쇼러의 '발견으로서의 기법'은 결국 기법만이 예술을 객관화할 수 있다
는 하나의 명제로 축약될 수 있다.
 
● 발단
  발단은 소서의 구성 단계 중 처음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여기에서는 보통 등장 인물이 소개되거
나 배경 및 기본 상황이 설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발단에서는 인물들의 기본적인 성격과 사건
의 전개가 암시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계속 작품을 읽어 가게 하는 흥미를 유발시킨다.
  발단 부분은 대개 배경 묘사로 시작되는 것, 인물의 성격  제시로 시작되는 것, 인물의 행동 제
시로 시작되는 것 등으로 유형화할 수 있는데, 선우휘의  '불꽃', 정한숙의 '고가' 등은 첫 번째 유
형에 해당하며, 김유정의 '봄.봄'이나 김동인의 '감자' 등은 두 번째 유형에 속하고, 현대 소설에 올
수록 직접적으로 인물의 행동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현대 소설에서는  전통적 개념의
발단을 무시하고 소설의 절정이나 갈등의 단계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 배경(setting)
  한 편의 서사물에서 이야기의 성분을 구성하는 공간적, 시간적 상황을 가리킨다.
  배경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필수적인 자질일뿐더러 이야기의  심미적 양상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배경은 가시적인 상상의 공간을 독자에게 제시함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확
대하거나 심화시키기도 한다.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이나  '노인과 바다'는 배경이  소설 자체이다시피 하며,  김승옥의
'무진 기행', 황순원의 '소나기' 등에서 배경은 작품의 미적 기능을 담당한다. 그 외에도 이상의 '날
개'에서의 방의 구조나 이외수의 '장수하늘소'에서의 산의 의미 등은 소설의 진행에 밀접하게 연결
된 배경으로 드러나고 있고, 포우의 '검은 고양이'에서의 지하실, '어셔가의 몰락'에서의 붕괴 직전
의 성채와 실내 등은 작품을  더욱 심미적으로 이끌면서 적극적으로  작품의 내용과 관련을 맺고
있다.
  브룩스와 워런의 '소설의 이해'에서는 배경이 인물과 행동의 신빙성을 높이고, 인물의 심리적 동
향과 이야기의 의미를 암시하고, 분위기의 조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병리 소설
  현대 소설에는 신체나 정신이 건강하지 못한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의 삶
에 내재되어 있는 비정상성 내지는  불합리성에 대한 증폭된 관심의  결과인데 병리 현상에 대한
관심은 정상과 이성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인간의 성격과 행동을  투시함으로써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이상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일제 시대에 박태원과 이상이  병든 일상의 세계에 주목하였으며, 60년대 이
후에는 정치적.사회적 삶의 황폐함으로부터 소설의 소재를 얻게 된다. 강용준의  '광인 일기', 서정
인의 '후송', 이청준의 '활홀한 실종' 등이 대표적이다.
 
● 복선(伏線, foreshadowing)
  앞으로 다가올 상황에 대한 암시를 뜻하는 것으로서 다가옥 사건들이 미리 그  전조(前兆)를 드
리우는 방식으로, 서사적 흐름이 진행되는  이야기적 장치를 말한다. 복선은  보통 예시적인 주변
사건들을 활용함으로써 이루어지며 인물이나 배경 등에 의해 유추된 추론의 형태, 즉 그러한 요소
들이 계속되는 사건의 진행을 투사하는 형태를 취한다.
 
● 본격 소설
  이 용어는 장르 개념이 아니며, 다만 소설을 가치에 의해 평가하고자 하는 의도가  반영된 가치
론적 의미이다. 본격 소설은 오락 소설이나 목적 우선적인 프로파간다 소설이나 통속 소설과는 다
른 '순수 소설'을 의미하는 말로 정착되어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김동리가 주로 이 용어를 사용해
프로파간다 소설을 비판했다.
 
● 부조리 문학
  인간은 근본적으로, 그리고 근원적으로 부조리하다는 인식을 표현하고 있는 문학들을 말하는데,
이는 전통적 문화 및 문학의 신념과 가치 체계에 대한  하나의 반항으로 2차 대전 이후에 나타났
고, 표현주의와 초현실주의 등 전위적 예술 유파의 형식 실험에서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이 용어를 최초로 문학에 도입하고 유행시킨 사람은 알베르 카뮈이다. 그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서 인간이 태어나는 것 자체가 그의 선택에서 기인하지  않은 모순된 것이므로 존재와 삶 자
체도 부조리하다는 인식, 즉 하나의 개인은 이유 없이 낯선 우주에 던져진 존재이며, 우주는 아무
런 내재적인 진리나 가치와 의미를 지니지 않고 인간의  삶은 무(無)에서 왔다가 무(無)로 돌아가
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중점적으로 강조했다.
  부조리 문학이 다루는 중심 주제는 삶과 죽음, 고립과 소외  의식, 의사 전달의 문제 등 비교적
좁은 범위에 한정되어 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카뮈의 '이방인',  '칼리굴라', '오해' 사무엘 베케트
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 등이 대표적이다.
 
● 분단 소설
  남북 분단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바탕으로 해서 씌어진  소설이나 혹은 분단의 상황이 잘 드러
나 있는 소설, 즉 남북 분단의 원인과 고착화 과정, 그리고 이것이 오늘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다룬 소설을 가리킨다.
  80년대 이전까지는 '6.25 소설' 혹은 '전쟁 소설'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였으나, 그러한 용어가 단
지 전쟁이라는 현상에만 시선이 고정되는 것일 뿐, 포괄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 분단 소설이라
는 용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분단 소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그 하나는 분단을 소재로 한  작품이나
혹은 분단 상황이 잘 드러나 있는  소설로 보는 태도와 분단 상황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가지고
접근하여 그것의 극복을 위해 씌어진 소설로 보는 입장이 그것이다.
  80년대에는 이데올로기적인 접근과 분단의  외재적.내재적 원인 등에  대한 접근이 시도되었다.
분단에 대한 인식은 우리 소설사에서 가장 폭 넓은 작품을 산출하고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작으로 채만식의 '소년은 자란다', 선우휘의 '불꽃', 조정래의 '태백산맥', 임철우의  '아버지의
땅', 김하기의 '노역장 이야기' 등을 들 수 있다.
 
● 분위기
  한 작품을 일관하는 특징적인 인상 혹은 그 작품을 전체적으로 압도하는 지배적인 정서를 가리
키는 말로 일반적으로 기저에 깔리는 배경적 자질이다. 고즈넉하고 전원적인 분위기는  그러한 분
위기에 맞는 공간적 배경에 의해서, 분망(奔忙)하고 숨막히는 도회지적 분위기는 그러한 도회지적
공간의 묘사에 의해 환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작가의 수사적인 노력으로, 똑같은 지리적  배경을 묘사하더라도 작가
의 의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작가의  시각과 일치하는 것
으로 결국 분위기는 사물을 보는 작가의 관점이 좌우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비극적 플롯(tragic plot)과 희극적 플롯(comic plot)
  아리스토텔레스가 설정했던 플롯의 두 가지 근본적 유형이다.
  비극적 플롯이란 주인공의 운명이 플롯의 최종 단계에서 앞의 단계에  비해 하강하는 구조이며,
희극적 플롯이란 반대로 주인공의 운명이 상승하는 구조를 말한다.
  운명의 상승과 하강의 조건으로 제시될 수 있는 기준들은 삶과 죽음, 사랑의 성취와 실패, 심리
적으로 느끼는 행복감과 불행감, 신분과 지위의 상승 및 하락 등 인간의 구체적 삶과 관련된 거의
모든 요소들이다. 왕의 신분에서 미치광이가 되는 '리어 왕'이나 자신의 두 눈을 스스로 뽑고 떠돌
이가 된 '오이디프스 왕'은 전형적인 비극적 플롯의 인물이다. 봉사의 딸에서 왕후가 되는 '심청'이
나 '춘향전'의 성춘향 등은 희극적 플롯의 인물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처럼 주인공의 운명이
교차하는 경우는 '희비극' 또는 '비희극' 등의 용어가 사용된다.
 
● 비판적 리얼리즘
  막심 고리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로서, 흔히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로 나아가기  이전의
사실주의 창작 방법을 일컫는다.
  비판적 리얼리즘은 19세기의 봉건  제도와 자본주의 사회가 지녔던  부정적 측면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함으로써 그 생활 형태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적 형상화를 보여 주는 작품들을 지칭하는 명
칭으로 사용되어 왔다.
  그 대표적 작가로는 발자크를 들 수 있는데, 그는 세계관에서는  왕당파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학은 당대의 사회를 고발하고 명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 빈궁 소설
  주로 궁핍한 삶의 경제적 현실에 서술의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는 소설 일반을  가리킨다. 삶의
가혹한 현실을 야기하는 결정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경제적 결핍이라는 점에서 사실주의적 양태
를 나타내며 경험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하고 있다.
  우리 소설사에서는 1920년대 일제하의 현실이 궁핍하였으므로 당대에 많이  산출되었는데, 김동
인의 '감자', 현진건의 '빈처', '운수 좋은 날',  최서해의 '탈출기', '박돌의 죽음'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 이후 빈궁의 문체는 1970년대 이후 산업 사회 속에서의 노동자와 빈민 문제로 옮아 가게 되
는데, 이문구의 '장한몽', 박태순의 '외촌동  사람들',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등이
대표적이다.
 
 
                                           <사>
● 사건(acting)
  소설 속에서 발생하고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소설이 가진 가장 본질적인 요소
이다. 대체로 사건은 '스토리 라인(story line)' 상에서 다른 사건들과 결합하는 '연속'의 방식을 가
지고 일어나며 인물들의 행동을 유발한다.
  사건에는 선택적 행동을 전진시키는 '핵심 사건'과 그 행동을 확대, 확장, 지속, 또는 지연시키는
'주변 사건'이 있다. 가령, 전화 벨이 울린다면, 이는 받거나 받지 않아야 할 행동을 선택하므로 핵
심 사건이며, 이 전화를 받을 때까지 인물이  머리를 긁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하는 것 등은  핵심
사건을 보조하므로 주변 사건에 해당하는 것이다.
 
● 사 소설(私小說)
  일본의 근대 소설에서 나타난 독특한 형태를 일컫는 말인데, 보통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 유형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 형태로, 자신들의 비난 받아 마땅한 행동뿐만  아니라 수치
스러운 상념까지도 드러내 놓고 거기에서 일종의 자학적 쾌감을 누리는 유형이며, 두 번째로는 작
가의 감춰진 죄악을 까발리는 대신에 사소한 신변사의  의미를 반추하는 일에 집중하는 유형으로
'심경 소설'이라고도 말한다.
  이러한 사소설은 역사적으로 보면 서양 리얼리즘의 일본적 변형이 가져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1930년대 작가들에게서  나타나는데, 안회남의 '투계', '탁류를  헤치고', 김남천의
'처를 때리고', '춤추는 남편', '제퇴선' 등이 대표적이다.
 
● 사실주의(realism)
  단순히 문예 사조적인 개념으로만 한정시켜 말할 때, 사실주의는 특별히 프랑스의 발자크나 스탕달,
영국의 조지 엘리어트 등의 소설과 관련하여 19세기 전반에 걸쳐 일어난 문학 운동을 지칭한다.
  흔히 낭만주의와 상반되는 사조로서의 사실주의는 이전의 문학 양식들이 이상화된  현실, 즉 우
리가 바라는 현실을 그리는데 반하여 있는 그대로의 현실, 즉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정확히 모
방하려는 태도를 지닌다.
  그러나 문학이 근본적으로 현실을  단순히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적으로 재구성해 낸다는
점과 관련시켜 볼 때, 사실주의는 작가의 세계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모든 문학은 근본적으로 사실주의의 관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사실주의의 포괄성을 보다 한정하기 위하여, 비판적 사실주의, 환상적 사실주의, 낭만적 사실주의,
변증법적 사실주의 등으로 세분되는 것이다.
 
● 사회주의적 사실주의(socialist realism)
  사회주의 이념의 실현을 창작 정신의 근간으로  하는 창작 방법을 일컫는 용어로,  이는 단순히
현실의 재현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운동 전체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사회주의적 충동
을 불러일으키는 실천성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론이 공식적인  방법론으로 채택된 것은 1934년의  소비에트 작가 총연맹
제1차 대표자 회의에서였으며,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해서 '혁명 운동의 상승하는 노선'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주요  원리는 당(黨)에 입각해야
한다는 당성, 현재 속에서 미래를 전망해야 한다는 낙관적 전망 등이다.
  우리 나라에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은 백철의  '문예 시평'에서였으며, 1935년
카프 해산을 전후로 이에 대한 논쟁을 벌이게 된다.
 
● 서간체 소설
  서간체 소설은 자기 고백적 서사 양식으로서 자기  감정을 투사하여 독자에게 공감을 불러일으
키는 소설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소설 속에 한두 편의 편지가 수록된 것은 서간체  소설로 부르지
않으며, 사건의 제시와 전개가 주로 작중 인물간에 주고받는 편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소설만
을 가리킨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루소의 '신엘로이즈' 등이며, 우
리 나라에서는 이광수의 '어린 벗에게', 최서해의 '탈출기' 등이 있다.
 
● 서사, 사사물, 사사 문학
  서사는 일차적인 의미로 '사건의 서술'을 뜻하는데, 서사의 형식은 다양하고 그것이 의존하는 매체 역시
그러하다. 즉, 서사의 종류는 소설, 서사시, 극, 신화, 전설, 역사  등의 언어적 사사물뿐만 아니라 영화, 연
극, 발레, 오페라 등의 비언어적 서사도 포괄한다. 그러나 보편적으로는 문학적 서사에 국한된다.
  서사의 필수 불가결한 두 가지 요건은 이야기의 내용과 이야기하는  화자로, 서사는 사건이라는
내용과 서술이라는 형식에 의해 성립하는 것이다.
  서사물은 서사 행위의 결과, 일련의 현실, 또는 허구적 사건들과 상황들을 시간 연속을 통해 구
성해 낸 것이라고 규정한다.
  서사 문학은 허구적 서사물을 지칭하는데,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작용하여  기존의 사건을 새
롭게 변형시키거나 새로운 사건을 가공해 내는 허구의 과정을 거친 서사물을 의미한다.
 
● 서정 소설
  소설 속에서 서정시를 가능케 하려는 의도로서, 어느 작가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미적 형상화의
욕구가 낳은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산문 서사, 특히  소설의 필연적 한계인 허구와 실제와의 괴
리를 서정시가 지니는 강력한 이미지 결합을 통해 극복함으로써 두 양식의 통합과 보완을 꿈꾸는
것이 서정 소설의 주요한 본질이 된다.
  서정 소설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무엇보다도 인물이나 사건과 같은 서사적 요소를 이미지
의 음악적, 회화적 디자인과 같은 서정적 요소와 결합시킨다는 데에 있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노발리스의 '푸른 꽃'은  서정 소설의 대표적 유형이며, 우리 나라에
서는 최근작으로 양귀자의 '숨은 꽃', 신경숙의 '풍금이 있던 자리'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 성장 소설
  성장 소설은 유년기에서 소년기를 거쳐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는 과정에서 한 인물이 겪는 내면
적 갈등과 정신적 성장,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한 각성과 과정을 주로 담고 있는
작품들을 지칭한다.
  지적, 도덕적, 정신적으로 미숙한 상태에 있는 어린아이, 혹은 소년의 갈등이 중심을 이루며, 그
가 자아의 미숙함을 딛고 일어서 자신의 고유한 존재  가치와 세계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이 깨달음의 과정을 문화 인류 학자나 신화 비평가들은 '통과 제의', '통과 의례', '성
인 입문식' 등의 용어로 표현한다. 그 대표적 유형의 작품으로 헤세의 '데미안'이 있다.(→'이니에이
션' 항을 참조할 것)
 
● 소설 사회학
  일반적으로는 사회학적 관점과 통찰을 통하여 소설 문학과  사회 상황과의 상관 관계를 규명하
려는 문학 연구의 입장을 통칭하지만,  좁게는 루시앙 골드만에 의해  이론적으로 체계화된 '소설
형식의 사회학적 연구'를 가리킨다.
  루시앙 골드만의 주요한 입장은, 소설이라는 문학 형식과 시장 사회  내에서의 인간과 상품간의
일상적 관계, 나아가서는 인간들과 다른 인간들간의 일상적 관계 사이에 엄격한 상동 관계가 존재
한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과 재물과의 자연스럽고 건강한 관계는 생산이 미래의 소
비에 의해서, 물건의 구체적인 품질에 의해서,  즉 '사용 가치'에 의해 지배되는  관계이고, 지금의
시장 생산을 특징짓는 것은 '교환 가치'라는 매개와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이 소설 속에
서 의식적이고 표면적인 차원에서는 교환 가치, 즉 '타락한 가치'를 지향하는데, 여기에 '문제적 인
간'이 사용 가치를 지향함으로써 괴리 관계 속에 빠진다는 것이다.
  소설 사회학은 서구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적으로 해부하고 구조화해서 소설이라는 문학 장르가
어떻게 그 구조 속에서 발생하고 상호 관계하는지를 규명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수사(rhetoric)
  수사란, '공중 앞에서 연설하는 사람'을 뜻하는 라틴어 어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애초헤는 법정이
나 대중 집회의 변론이 주를 이루었으며,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로 상투적인 주제
나 제목을 가지고 청중에게 연설하는  어조나 태도를 취하는 문학  작품을 가리켜 '수사적'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문학 비평의 영역에서는 작가가 그의 독자들과의 관계를 확립하고 자신의 작
품에 대한 독자의 관심을 환기하고 유도하는 모든 기교를 포괄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수사란 작가
의 말의 기술과 재치를 가장 명백하게 나타내는 문체적인 특성과 말들의 패턴이라고 할 수 있다.
 
● 스토리-라인(story-line)
  구조 사학자들이 설정하고 있는 이야기의 단위 중 하나로, 핵심 사건과 주변 사건들은 서로 결합하
여 소연속을 이루고 서로 결합하여 대연속을 이루며 대연속은 다시 결합하여 완전한 스토리를 형성한
다. 사건들이 결합하여 단위가 커지면서 스토리를 형성해 가는 원리는 시간덕 연속과 인과 관계에 의
해서이다. 스토리-라인은 대연속과 전체 스토리 사이에 놓인 중간 단위를  지칭하는데, 서사물의 구조
를 형성하는 필수적 단위라기보다는 전체 스토리의 분석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편의적 단위이다.
 
● 시점(point of view)
  소설의 요체는 이야기의 제시이기  때문에 이야기 전달자(화자,  narrator)가 있어야만 한다. 이
이야기 전달자가 작품 속의 내용을 바라보는 위치가 시점이다. 화자가 작품 안에서 소설의 내용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것은 1인칭 시점이 되고, 화자가 작품 밖에서 소설의 내용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것은 3인칭 시점이 된다.
  그 시점들은 또한 몇 가지로 구분이 되어 나타나는데, 1인칭 시점에서 화자가 '나'이면서 주인공
이 되는 경우는 '주인공 시점', 화자가 '나'이면서  사건에 대한 단순한 보고자인 경우에는 '관찰자
시점', 화자가 '나'이지만 주된 인물은 아닌 경우는 '참여자 시점'으로 나누고 있다.
  3인칭 시점은 화자가 문맥에 직접  드러나지는 않지만 작품 내용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마음대로 그 정보를 사용하는 '전지적  시점'과 화자의 개입을 최대한  막으면서 극적인 방식으로
서술하는 '관찰자 시점', 그리고 현대 소설에 와서 집중적으로 사용되는 시점으로서 등장 인물들의
의식을 중심으로 소설 속의 내용이 서술되는 '제한적 시점' 등이 있다.
 
● 신소설
  신소설은 근대적 서사 양식으로 나타난 우리 나라 소설 유형의 하나로, 이 명칭은  정착된 장르
를 가리키는 것이기보다는 조선조 소설과 근대 소설 사이의 과도기적인 서사 양식인 개화기 소설
의 하위 분류로 사용되고 있다.
  이 신소설의 주된 특징은 개화기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며, 그  같은 격변기
속에서 개화와 독립, 계몽 사상에  입각한 인간상을 제시하고자 하는 데  있다. 특히 개화 사상은
신소설에서 가장 특징적인 주제로서 신교육을 통한  서구 문물의 수용, 봉건적 인습과  미신의 거
부, 신분 차별과 남녀 차별에 대한 비판, 그리고 억압적인  가부장 제도에 대한 반발로서 자유 연
애관, 자유 결혼관 등으로 표출된다.
  신소설의 일반적 특징은 고소설에서 쓰이던 상투어들이 극복되고 있으며, 지문과 대사가 구별되
어 사용되면서 구어체 문장으로 이행되었다는 점과 일상적 어휘들이 자유롭게 구사되고 평면적이
던 구성 방식이 역행되거나 뒤섞이는 입체적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이인직의 '혈의 누', '귀의 성', '치악산' 등과 이해조의 '자유종', '춘외춘', 최찬
식의 '추월색', '능라도' 등이 있다.
 
● 실존주의 소설
  인간과 세계의 근본적인 불확실성과 불합리성에 대한 존재론적 자각을 바탕으로  씌어진 소설의 의
미하는 용어로, 좁게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철학적 성향의 문학들, 특히
사르트르와 카뮈의 문학을 지칭하지만 좀더 넓은 의미에서는 인간에게  부여된 어떠한 절대적인 선험
적 가치도 거부한 채 유동적이고 유한한 삶 그 자체에 현존을 문제 삼았던 문학들 모두를 지칭한다.
  개인적 영향 관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다 할지라도 실존주의 소설은 대개 현대 세계의 커다란
정신적 흐름 둥 하나인 실존주의 철학의 영향 아래 성장한 것이다. 실존주의는 고통과 불안, 애증
등의 복잡하고 상반된 감정과 본능으로 이루어진 인간의  삶의 양상에 접근함으로써 사유와 감각
및 행동간의 괴리를 극복하려는 욕망에 그 철학적 사유의 바탕을 두고 있다.
  실존주의의 대표적 철학자로는 키에르케고르,  니체, 사르트르 등이며, 이러한  철학적 인식을 작품
속에서 표현함으로써 실존주의 소설의 시대를 열었던 작가로는 사르트르, 카뮈를 꼽을 수 있다.
  사르트르는 "삶이란 근원적으로 모호한 것이며 인간은 어떠한 본질적 가치도 지니지 않은 완전
한 무(無) 속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존재는 본질에 선행한다."
라는 명제를 주장한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구토', '자유의 길',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등이 있
다. 카뮈는 "세계는 부조리하며  그렇기 때문에 세계에 대하여  반항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는 '이방인', '시지프스의 신화', '페스트' 등의 작품을 남겼다.
  우리 나라에서 실존주의에 대한 인식이 유행처럼 문학 속에 유입되기 시작한 것은 6.25 전쟁 이
후였다. 그것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의 체험과 가치관의 상실로 이어지는 전후의 황폐한 현실 속
에서 실존적 불안 의식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던 작가들에게 새로운 지적 출구를  제공해 주었다.
대표작으로는 장용학의 '요한 시집', '원형의 전설', 손창섭의 '공휴일', '낙서족', 오상원의 '유예', '백
지의 기록' 등이 있다.
 
● 심리 소설
  소설에서 심리적 측면이 드러나지 않는 소설은 없다. 그러나 심리 소설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심
리가 드러나거나  표현된 소설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인간의 의식이 아닌 의식의  좀더
깊고 넓은 영역, 프로이트적 용어로 '무의식'의 영역을 다루며 그것들을 주도적으로 표현하는 소설
을 지칭한다.
  심리 소설의 창시자로 간주되는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로서 그는 인간 심리의 깊은 영역, 즉 프
로이트적 용어로 '이드(id)'나 '초자아(super ego)'에 속하는 부분들을 독백이나  대화를 통해 집중
적으로 보여 준다. 그의 뒤를 이어 에드가 앨런 포우, 제임스 조이스, 토마스 만 등이 있다.
  심리 소설의 형태가 가장 발전되고 극단화된 것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이용한 작가들에 와서이
다. 우리 문학에서는 이상의 '날개', '종생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아>
● 아이러니(irony)
  원래는 초기 그리스 희극의 전형적 인물인 에이런(eiron)의  말과 행동 양식에 적용되었던 용어
이다. 그의 상대역으로는 또 다른 전형적 인물이 허풍선이  알라존(alazon)이 있는데, 그는 허풍을
떨면서 상대방을 속여 그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패배자로 등장하는 에이런은  약하고 왜소하
며 교활하고 약삭빠르다. 그는 그의 힘과 지식을 숨기고 천진함을 가장함으로써 점차 알라존에 대
해 승리를 거둔다. 아이러니는 어떤 경우에든 이러한 원래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즉, 그것은 겉
으로 드러난 것과 실제 사이의 괴리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아이러니의 두 가지 근본적인 유형에는 언어의 아이러니와 상황의 아이러니가 있다.
  전자는 비유의 일종으로, 말하는 사람이 뜻한 숨겨진 의미가 겉으로 드러내는 의미와 다른 경우
에 해당하고 후자는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자신도 똑 같은  불행한 상황 속에 놓여 있는 것을 눈
치채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 떠들썩하게 웃어댈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다. 그  외에 극
적 아이러니는 비극적 아이러니라고도 불리는 것으로서 등장 인물이 작중의 실제 상황과 맞지 않
는 행동을 하거나, 앞으로 다가올 운명과 반대의 것을 기대할  때, 등장 인물의 무지와 관객의 인
지 사이에 대립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 작품이 '오이디푸스 왕'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상이나 김유정 등이 이 기법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작가이다.
 
● 알레고리(allegory)
  이 용어는 "다르게 말한다"는 그리스의 'allegoria'란 말에서 나온 것으로 이중적 의미를 가진 이
야기 유형을 지칭한다. 즉, 표면적인  의미와 이면적인 의미를 가지는 이야기의  유형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두 가지의 수준에서 읽히고 이해되며 해석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 용어는 우화나 비유담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화는 일차적으로는 동물 세계의 이야
기이지만, 이차적으로는 인간 세계를 빗대어 말하는 이중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인훈의
'태풍'에 나오는 배경은 알레고리적이다. 카프카의 '성', 호영송의 '파하의 안개', 이문열의 '들소', 한
용환의 '이방에서' 등도 알레고리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 암시
  소설의 서술 기법을 구성하는 한  방식으로 대체로 플롯의 발단  단계에 많이 나타나며 복선을
만들어 내는 핵심 원리이다. 소설 작품 속의 암시는 뒤에 일어날 중요한 사건(결과)을 시간적으로
먼저 제시하거나(원인), 사건이 일어난 공간(물리적  공간이든 심리적 공간이든)의 묘사나  설명을
통하여 사건의 진행 상황과 의미 따위를 미루어  짐작케 해 주거나, 등장 인물에 대한 몇  가지의
특별한 기술을 통하여 인물 구성에 힌트를 던져 주는 기능을 하게 된다.
 
● 액자 소설(額子小說)
  소설 구성 방식의 하나로, 이야기 속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내부 이야기를 안고  있는 것을 특
징으로 한다. 이러한 소설 형식은 이야기 밖에 또 다른 서술자의 시점을 배치함으로써  전지적 소
설 방식에서 탈피하여 다각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갈 수 있는 이점을 안고 있다. 김동인의 '배따
라기', 김승옥의 '환상 수첩' 등이 여기에 속한다.
 
● 어조(tone)
  한 작가가 이야기의 서술 속에서 소설 내적 요소나 독자들을 향해 가지는 태도의 특성을 의미하는 용어
이다. 즉, 작품 속에 드러나는 작가의 '개성적' 특징을 말하며, 목소리(voice)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하나의 문학 작품을 읽어갈 때  독자들은 작품 속의 모든  소재를 선택하고 배열하고 묘사하고
표현한, 서술의 어느 면에나 침투해 있는 하나의 존재, 분명한 개성과 도덕적 감수성을 지니고 있
는 존재를 인식한다. 이것이 바로 '목소리' 혹은 넓은 의미의 '어조'이다.
 
● 에피소드(episode)
  주된 플롯이나 중심적 갈등 구조에서 벗어나 있는  이야기나 사건을 가리키는 말로, 중심적 이야기
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다소 주변적인 이야기다. 그러나 한 작품의 미학적 구조를 풍부하
게 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정보의 도입, 긴장감의 완급 조절, 분위기의 전환 등의 기능을 한다.
 
● 역사 소설
  역사를 재구축하고 그것을 상상적으로 재창조하는 허구적  서사 유형으로, 역사 소설에는 역사적인
동시에 허구적인 인물들이 등장한다. 역사  소설은 과거 시대의 충실한 재현  그 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의 삶을 비추어 보는 데에 그 진지한 의도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
에 과거를 사실적으로 복구하면서도 과거의 사건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상상력을 도
입하여 허구적으로 재구성 한다. 특히, 김동인의 역사 소설이나 유주현, 박종화 등의 작품들은 역사적
소재를 통속적으로 낭만화시킨 면을 지니고 있다. 한편  역사적 흐름의 폭넓은 현재적 형상화에 비교
적 성공한 작품들로는 황석영의 '장길산'이나 홍명희의 '임꺽정', 김주영의 '객주' 등을 들 수 있다.
 
● 연대기 소설
  연대기 소설이란 E. 뮤어가 플롯을 중심으로 분류한 소설 유형의 하나로, 인생 자체가 포괄적으
로 드러난 일련의 소설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즉, 연대기 소설은 시간을 중심으로 넓은 공간에 걸
쳐 '탄생-성장-죽음'이 반복되는 인생의 순환 과정을 보여 주는 소설이다.
  여기서 '시간'은 주인공의 일대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되는 순환적 시간
을 말한다. 또 연대기 소설에서의 '사건'들은 긴밀하고 논리적으로  제시되기보다는 일련의 에피소
드들의 집적물로서 제시된다. E.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김남천의  '대
하' 등이 연대기 소설의 예들이다.
 
● 연작 소설
  독립된 완결 구조를 갖는 소설들이  일정한 내적 연관을 지니면서  연쇄적으로 묶여 있는 소설
유형을 가리킨다. 발자크의 '인간 희극'이나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는 장편 소설들로 이루
어진 연작 소설이지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는 단편  소설들이 모여 연작 형태를 이룬다.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 이문구의 '우리 동네' 등은 단편 소설들
이 묶여진 연작 소설의 예들이다.
 
● 위기
  플롯의 발전 단계 중의 하나로 사건의 변화를  가져오거나 클라이맥스를 유발시키는 전환의 계
기를 가리킨다. 이 단계에서 사건은 결정적인 분기점을 맞거나 결정적인 의미를  드러냄으로써 독
자의 불안과 긴장은 최고의 높이에 이르게 된다. 위기는 단일 작품에서 한번만 나타날 수도 있고,
여러 번에 걸쳐서 나타날 수도 있다. 단편 소설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기를 클라이맥
스의 전조가 되며 뒤따르는 절정과 결말에 열쇠를 제공한다.
 
● 유머(humor)
  우리말의 해학, 골계, 익살 등에 대응될 수 있는 말로 일종의  우스꽝스러움의 현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웃음은 동정과 관용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냉소, 조소 등의 적의와 경멸의  감정이 담긴
웃음과는 구별된다. 유머와 좀더 적극적으로 대비되는 웃음은 풍자이다.
  풍자는 적의와 경멸의 감정이 담겼을 뿐만 아니라 공격성조차도 숨긴 웃음이지만 유머는 해(害)
가 없는 웃음으로 인간의 어리석음, 무지, 불완전성조차도 따뜻이 감싸고자 하는 속성을 지닌다.
 
● 6.25 소설
  민족사에 가장 큰 비극인 6.25를  소재로 하여 씌어진 소설로서 주로  6.25의 발발과 전개 과정
그리고 그것이 던져 준 충격과 그 극복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6.25 소설은 전쟁 소설, 전후 소설,
분단 소설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려져  왔다. 6.25 소설은 작가의 연령층에  따라 6.25 참전 세대,
유년기 체험 세대, 미체험 세대 등으로 구분된다.
  황순원의 '나무들 비탈에 서다'로 대표되는 참전 세대는 주로 피해 의식과 인간성  옹호 등 직접적인 참
선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고, 김원일의 '어둠의 혼', 윤흥길의 '장마', 이동하의  '굶주린 혼' 등으
로 대표되는 유년기 체험 세대는 6.25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이 현재에 드리우고 있는 상흔과 그 치
유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임철우의 '아버지의 땅'으로 대표되는 미체험  세대는 6.25라는 객관적인 상황
의 문제에서 벗어나 좀더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6.25 소설은 그러나 제재
의 제한성으로 인하여 이후 '분단 소설'이라는 양상으로 변모, 확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의식의 흐름
  현대 소설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하나의 서술  기법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단순한 기법이라기보
다는 인간에 대한 이해 방식이나 세계관과 같은 문학의 본질적 문제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수법을 최초로 개척한 것은 헨리 제임스이며, 그는  한 사람의 의식을 통하여 그 인물이 독자들
에게 전달되도록 작품을 창작했고, 그 인물을 그는 '초점', '거울' 혹은 '의식의 중심'이라고 불렀다.
  이 기법이 사용된 소설에서는 작품 속의  모든 내용이 한 인물의 의식(즉,  그의 사상과 감정과
기억과 감각)에 부딪힐 때에만 독자들에게 제시된다. 그러므로 논리적 인과 관계가 없는 담화들이
내용 속에 뒤섞이며, 문체적 양상은  호흡이 급박하며, 작품 전체가  플롯의 발전이라든가 사건의
진전, 인물의 형상화 같은 소설의 전통적 서술 방식으로 기술되지 않는다.
  윌리엄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등은 기법의 대표작들이다.
 
● 의인 소설
  인간이 아닌 특정한 사물에 정신과 인격을 부여하여 씌어진 소설을 일컫는 용어이다. 꽃이나 대
나무 등의 식물로부터 호랑이, 여우, 거북이 등의 동물, 지팡이, 종이 등의  자질구레한 물질, 또는
인의예지(仁義禮智)와 같은 추상적 관념조차도 의인 소설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의인 소설은 우선 고대 사회로부터 인간이 지녀 왔던 토테미즘이나 애니미즘의 영향을 받은 경
우라든지 문학 작품이 지닌 현실 비판적 의식이 당대의  이데올로기나 정치 체제 혹은 기타 다양
한 요인에 의해 압박을 받고 그 출구를 찾지 못할 때 많이 양산되었다. 전자의  경우에 속하는 것
으로는 고대 설화의 '구토지설' 등이 있고,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는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등이 있
다. 그 외에 김필수의 '경세종', 이기영의 '쥐 이야기', 김성한의 '개구기' 등을 들 수 있다.
 
● 이니시에이션 소설(initiation story)
  자아와 세계에 대해 무지하거나 미성숙기의 주인공이 일련의 경험과 시련을  통해 성숙한 인간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을 부르는 말로, 브룩스와 워런이 '소설의 이해'에서 '살인자들',  '나는 이유
를 알고 싶다'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initiation'이란 말을 사용하면서 소설의 한 유형으로 많이 사용되
고 있으나, 원래 이 말은 인류학적인 용어로서 '통과 제의'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뜻이다.
  이니시에이션 소설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젊은이가 외부 세계에  대한 무지로부터
생생한 지식을 획득하기까지의 통과 과정을 다룬 작품이며, 다른 하나는 자아 발견과 관련된 삶과
사회에의 적응을 다룬 작품이다. 두 가지는 모두 새로운 사실이나 악의 발견을 통해  주인공을 성
인 사회로 유도해 간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헤밍웨이의 '살인자들', 윤흥길의 '장마', 이청준의 '침
몰선', 황순원의 '소나기' 등은 좋은 예가 된다. (→참조 : '성장 소설')
 
● 인과성
  인과성은 이미 제시된 부분과 제시된 부분 이후  다른 부분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발생하는 의
미 단락의 연속성을 가리킨다. 가령,  "왕이 죽고 나서, 왕비가 죽엇다."라는  구절에는 '왕이 죽자
그 슬픔 때문에 왕비가 죽었다'라고 해석할 만한 암시적 의미가 개재된다. 이 경우 독자는 왕비의
죽음이 왕의 죽음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추측하는 것이다. 그러나 왕의 죽음과 왕비의 죽음간에
맺어지는 인과적 고리가 이 구절에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인과성은 드러난 것일 수도 있고 암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 고전적인 서사물에서 사건들은 순차
적인 인과 관계로 연결되어 사건의 결과들은 최종적인  결말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다른 사건들에
영향을 주게 된다. 두 가지 사건들 사이의 관계가 명백히 보이지 않을 때에도 뒤에  발견될 더 포
괄적인 원리를 통해 추론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적 서사물에서는  이야기의 지배적인
구성 원리로서의 인과성에 대한 의존이  점차 약화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현대적  서사물에서는
더 이상 '처음-중간-끝'이라는 일직선인 플롯의 전개를 찾아보기  어려울뿐더러 사건들 또한 최종
적인 해결 국면을 향한 인과적 고리를 취하기보다는  복잡하게 흩어진 파편화된 상황들로 제시되
는 것이다. 현대 서사물에서 플롯의 기본  원리로서 인과성 대신 우발성이 강조되는  것은 현대의
삶이, 인간의 삶을 이끌어 가는 보편적이고 일관된 가규범이 존재했다고 믿어지는 과거에 비해 매
우 모호하고 파편화된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는 인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 인물(character)과 인물 구성
  캐릭터는 작품에서 행위나 사건을 수행하는 주체, 즉 인물과 그 인물이 지닌 기질과 속성(성격)
을 포괄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작품을 통틀어  불변적일 수도 있으며, 점진적으로 또는 극적
위기의 결과에 따라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도 있다.
  E.M.포스터는 인물을 평면적 인물과 입체적 인물로 나눈다.
  평면적 인물은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서 그 성격이 변하지 않는 채로 남아 있으며, '하나의 단일
한 관념이나 특성'을 중심으로 구성됨으로써 단 하나의 문장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게 묘사될 수
있는 단순한 성격의 인물이다. 입체적 인물은 그  성격이 변화 발전하며, 기질과 동기가 복잡하여
작가는 미묘한 특수성을 지닌 묘사를 하게 된다.
  인물을 분류하는 또 다른 준거로서 전형적 인물과 개성적 인물을 들 수 있다.
  전형적 인물은 미리 규정된 범주의  속성들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서  한 사회의 집단적 성격을
대표하며 성격의 보편성을 내포한다. 반면,  개성적 인물은 사회의 집단적  성격과 대립하는 혹은
적어도 그와 구별되는 예외적 기질을 갖춘 인물이다. 채만식의 '태평 천하'의 윤 직원 영감이나 염
상섭의 '삼대'에 나오는 조의관 등은 전형적  인물에 속하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의 드미트리,
최인훈의 '광장'에 나오는 이명준 등은 개성적 인물에 속한다.
  인물 구성 방식은 '말하기(telling)'와 '보여주기(showing)'로 구별되는데,  전자에서는 작가 자신
이 등장 인물의 행위나 심리적 동기, 혹은 그의 기질적 특성을 묘사하고 평가하기 위해 자주 작품
속이나 인물의 내부로 개입한다. 후자의 경우 작가는 등장 인물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차분하게
관찰하여 제시하기만 할 뿐, 그들의 내면에 개입하거나 그들을 주관적으로 평가하지는 않는다.
 
                                           <자>
● 자연주의 소설
  자연주의 소설이 형성된 배경으로는 흔히 세 가지의 사실이 거론된다.
  첫째로는 19세기 리얼리즘 소설이 지녔던 현실 묘사의 정신이 자연주의 소설에 와서는 더욱 구
체화되고 심화되었다는 것이고, 둘째로는 모든 생물의 발생과 변화를 과학적  체계 안에서 설명하
려고 한 다윈의 진화론적 인식 방법이 인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해부하고자 하는
자연주의적 성찰의 근간이 되었다는 것이다. 셋째로 콩트를 비롯한 실증주의 철학자들의 결정론적
인간관, 즉 인간은 자신의 의식과 행동이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조건들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는
생각은 인간을 환경의 피조물로서 제시하려는 자연주의 소설의 동기를 이룬다.
  문학사에서 최초의 자연주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콩쿠르 형제의 '제르미니 라세르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주의 소설은 과학적 객관성을 그 특성으로 해부적 기법과 세밀한 묘사를
보여 준다. 그리하여 실험성이 강한 작품을 주로 산출하는데, 에밀 졸라의 '루공  마카르 총서', 염
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 자유 연상
  소설에서 '의식의 흐름'이 나타나는 방식 가운데 하나로  , '내적 독백'과는 구별된다. 내적 독백
이 침묵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등장 인물의 직접적인 언술의 형태를 지닌다면,  자유 연상
은 감각적인 인상을 자기 자신에게 말하는 언술적 형태를 지니지 않는다. 다시 말해, 자유 연상은
타인이나 자신을 포함한 어떤 대상에게 말을 건네는 것이  아니라 감각 기관을 통해 지각된 인상
을 언어화한 것이다. 요컨대, 이것은 직접적인 인상이긴  하지만 작중 인물의 내면에서 언술적 형
태로 발화되지 않는 감각의 인상을 기록한 것일 뿐이다. 자유 연상을 뚜렷한 창작  기법으로 활용
한 예로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의  '피네건의 잠깸', '율리시스', 포
크너의 '음향과 분노' 등을 들 수 있다.
 
● 자전적 소설
  자전적 소설은 허구적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전기'나 '자서전'과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허구'의
실제 성격은 작가 개인의 구체적 경험과 관련을 맺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 작가는  작품의 예술적
목적을 강조하기 위하여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어느 부분을 생략하거나  집중적으로 강조하며, 혹
은 필요하다면 어떤 부분들을 조작해 내기도 한다.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
에 자전적 소설은 방대한 양의 내용을 수록하고, 다소 느슨하고 개방된 플롯을 통해 한 인물을 둘
러싼 물리적 사회적 환경, 일상사 및 미세한  의식들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다소 장황하게 제시한
다. 이광수의 '나/소년편', 박태순의 '형성', 이문열의 '젊은 날의 초상' 등은 그 대표적 작품이다.
 
● 장면과 요약
  장면은 서사물에서 이야기의 시간과 서술의 시간이 동일한 지속성을 갖는  경우를 말하며, 요약
은 이야기의 시간이 서술의 시간보다 긴 경우를 가리킨다.
  장면의 일반적인 구성 요소들은 대개 대화나 비교적 짧은 지속성을 갖는 뚜렷한 물리적 행위들
이다. 장면은 이야기 전개의 극적 기법을 대표하는  것으로, 화자의 의견이나 논평 등이 개입되지
않은 채 사건이나 행위의 전개 과정을 그대로 독자들에게 제시한다.
  반면, 요약은 등장 인물의 과거나  이야기의 배경을 독자들에게 일괄해서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등 이야기 속에서 긴 시간적 지속성을 갖는 사건이나  행위들을 간략하게 언급할 때 사용되며 화
자의 개입을 강하게 드러낸다.
 
● 재현(representation)
  '다시 제시한다.'라는 의미의 재현이라는 용어는 서양에  있어서 문학 이론의 탄생과 함께 등장
했다. 문학이 가시적이며 현실적으로 존재한다고 믿어지는 어떤 것을 재현한다는 생각은  고대 철
학자들의 문학 이론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플라톤은 문학 작품에 재현되는 것이  이데아의 가상
(假像)이라고 보았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의 보편적 원리라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개념은
보통 '모방'이라고 번역되는 '미메시스((mimesis)'이다. (→참고 : '미메시스'항)
 
● 전기(傳奇) 소설
  근대적인 의미의 소설이 수립되기 이전, 중국  및 우리 나라의 산문 문학에서  널리 유행되었던
서사 장르의 하나로, 전기(傳奇)라는 말은 '기이한 것을  기록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
러므로 전기 소설이라 불리는 작품들에는 현실적으로 믿기  어려운 괴기하고 신기한 내용들이 중
점적으로 표현되며, 현실적 인간 세계를 벗어나 천상과 명부(冥府), 용궁 등에서 전개되는 사건들,
초인적 능력을 발휘하는 인간이나 자연물 등이  그 내용의 중심을 이룬다. 고대의  서사물에 있어
전기적 요소란 서사물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였으며, 원시적 서사 형태인 신화, 민담, 전설
등에는 전기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 있다.
 
● 전쟁 소설
  전쟁의 상황과 체험을 집중적으로 재현하며 전쟁이 초래한 참혹한 삶의  정황, 그 비인간적이면
서도 야만스런 살상의 현장을 이야기의 주된 배경으로 삼는 소설 일반을 지칭한다. 전쟁의 상황이
란 인간의 이기적이며 야수적인 공격  심리가 적나라하게 폭로되는 현장이면서, 이와는  상반되는
인간적 성향, 즉 용기, 인간애, 자기 희생의 정신이 숭고하게 발현되기도  하는 흥미있는 현장이라
는 사실 때문에 고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줄곧 서사 문학이 선호하는 제재가 되어  왔다. 호
머의 고대 서사물인 '일리아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노먼
메일러의 '나자(裸者)와 사자(死者)'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 전형성(type, typicality)
  특정한 역사적 단계에 처해 있는 어떤 특정한 사회의 성격과 내부적 모순을 잘 드러내  보여 주는 대표
적인 성질들 혹은 그런 성질을 가지고 있는 요소들이 소설 속에 잘 반영된 경우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주로 인물이라는 요소에 관련된 개념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인물뿐만 아니라  사건 배경, 행
위 배경 등의 넓은 의미를 포함한다. 곧, 전형화란 것은  객관적 진리를 목표로 하는 예술적 일반
화의 독특한 방식으로서 개인적인 것  속에 있는 사회적인 것을, 특수한  것 속에 보편적인 것을,
우연적인 것 속에 있는 합법적인 것을, 여러 현상들 속에 있는 본질적인 것을 발견해 내고 끄집어
내어 예술적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 전후 소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삶의 상황과 문제들을 다룬 소설을 지칭한다. 전쟁의 상흔을 안고 살아
가는 젊은이들의 불안과 허무, 기존의 모랄에 대한 반항 등이 흔히 취급되는 제재들이다. 한국 문
학에 있어서 전후 소설은 6.25 전쟁 이후 나타나게 된다. 한국의 전후 소설은 전후의 상황에서 비
롯된 허무주의와 실존적 불안감을 근거로 하여 출발한다. 즉, 기존의 전통적 모랄에 대한 부정 의
식과 극도의 불안과 허무주의가 나타난다.  여기에 서구의 '분노한 젊은이(Angry  young man)'나
'비트 세대(Beat Generation)', 실존주의 등이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용학의 '요한  시집', '비
인 탄생', 손창섭의 '비 오는 날',  서기원의 '이 성숙한 밤의 포옹',  '암사 지도', 이범선의 '오발탄'
등은 그 대표적 양상들이다.
 
● 절정(climax)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비롯된 전통적 플롯 개념으로, 한 편의 서사물을 설명할  때 플롯이 전개
되는 단계의 하나이다. 플롯이 전개되는 단계는 보는 사람에 따라 3, 4,  5단계로 나뉘어지지만 어
떤 방식을 택하든 그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갈등과 절정이다. 일반적으로 절정은  갈등이 최고
조에 달하는 지점을 의미한다. 그것은 그 앞에서부터 복잡하게 얽혀 온 갈등이 첨예하게 충돌하여
이떤 상태로든 깨어져 버리거나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이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는 순간
으로, 그 이후로는 플롯이 해결의 단계로 전개되는 순간이다.
 
● 주인공(hero, heroin)
  이야기 문학에서 사건을 주도하는 자질을 가리키며 일반적으로 독자들이 공감을 느끼는 인물이
다. '히어로'와 '히로인'은 그 말들의 내포가 가지는 '영웅성'이 지시하듯이 대개는 뛰어난 능력이나
위대한 운명의 소유자들이었던 고대 서사물의  주역들을 분별하기 위해 창안된 용어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 용어가 사용되는데 있어서 도덕적 평가는 반영되지 않는다. 부연하자면 모든 '히어로'나
'히로인'이 선량하거나 도덕적으로 정당한 인물은 아니며, 예컨대 악덕한 남자나 사악한 여자도 서
사물의 중심 인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용어는 선악의 개념이나 인물의 역할의 크기와 무관하
게 주인물(main character)을 뜻하는 일반적인 개념으로 사용된다.
 
● 중편 소설
  대체로 단편 소설보다는 길고, 장편 소설보다는 짧은  소설을 일컫는다. 중편 소설은 단편 소설
에 비해서 단일화의 효과와 긴박한 구성, 그리고 경이로운 결말 처리 방식에 덜 의존하며 장편 소
설에 견준다면 사건과 인물들의 양상이 상대적으로 압축되어 있다는 특성을 가진다. 윤흥길의 '장
마', 최창학의 '창', 이청준의 '이어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차>
● 참여 소설
  문학이 사회의 개혁이나 변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하에 씌어지는 소설들을 일컫
는 명칭이다.
  이 말은 사르트르가 "문학은 그 스스로를 사회적 현실이나 상황, 역사에 구속시킨다"고 말한 후
부터, 사회 변화에 대한 문학의 현실적 용도를  중시하고, 문학의 사회 비판적이고 실천적인 기능
을 강조하는 문학 형태를 일컫는 용어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 나라에서 참여 문학이라는 말이 널리 유행하게 된 것은 60년대 말경부터 시작되어 70년대
를 풍미했던 이른바 순수-참여 논쟁에 의해서였다. 당시의 참여 문학은 정치적이고 사회 변혁적인
성격보다는 대체로 문화적이고 휴머니즘적인 성격을 강하게 내포하고 있었음을 볼 수 있다.
  그 대표적 작품이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이다. 이보다 더 앞서서는 1920년대 카프(KAPF)가 참여 문학을 실천했던 예이다.
 
● 추리 소설
  좁게는 탐정 소설과 동의의로 쓰이지만, 좀더 넓은 의미로는 ①신비스럽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지니고, ②의혹의 중층적인 구축이라는 기법을 플롯상에 주로 이용하며, ③범죄를 중심으로 한 갈
등 구조를 지닌 소설들을 가리킨다.
  탐정 소설이 일정한 형식으로 굳어져 오락 문학의 성격을  지니는 데 비하여 추리 소설은 본격
문학의 영역에 속하는 작품들에서도 광범위하게  발견된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유재용의 '성
역' 등은 이러한 예에 해당한다.
 
 
                                           <카>
● 카메라의 눈
  카메라의 렌즈가 피사체를 포착하듯  주관이 극도로 배제된 냉정한  관찰자의 시각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이러한 시각이 일관된 서술에서는 사건과 행동이 객관적으로 제시된다. 가능한 한 감상
과 정서가 배제되고 표현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억제된 문체의 형태로 나타나며, 비정한 행동 묘사
를 특색으로 한다. 그러므로 육안 또는  카메라의 렌즈에 잡히는 사실의 객관적  기술만을 추구할
뿐 내면 심리의 묘사나 감정의 표현 등은 철저하게 거부한다.
 
● 콜라주 기법(collage)
  미술에 있어서 피카소나 브라크가,  그리고 나중에는 '초현실주의적 오브제'의  창조자들이 이미
실천에 옮긴 바 있는 기법으로, 신문 스크랩, 극장의 포스터, 광고 메시지, 상업 출납부, 동상의 좌
대에 새긴 문안 따위를 작품 속에 그대로 옮겨 놓는 기법을 말한다.
  전통적인 기법으로는 최인훈의 '라울전'의 첫머리에서 랍비 사울에게로부터 온 편지나 최인호의
'무서운 복수'의 마지막 결말부에서 주인공에게 배달되는 편지가  그대로 옮겨져 있는 것 등을 예
로 들 수 있다.
  이러한 기법은 독자에게 하나의 충격을 전달함으로써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장
정일의 '인터뷰'나 조세희의 연작 소설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중의 한 편인 '기계 도시' 등
에 이러한 기법이 들어 있다.
 
● 콩트(conte)
  콩트는 단편 소설보다 더 짧은, 대개 200자 원고지  20매 내외의 분량으로 된 소설의 일종이다.
사실적이기보다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바탕으로 하여 재치와 기지를 주된 기법으로 한다.
  장편(掌篇) 혹은 엽편(葉篇) 등으로도 불리는 이 콩트는 부담 없이 읽힐 수 있는 가볍고 일상적
인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예상을 뒤엎는 경이로운 결말을 특징으로 한다.
 
 
                                           <타>
● 탐색담(探索談)
  서구의 로망스에 주로 적용되는 개념으로,  모험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며 연속적이고  과정적인
형식을 취하는 플롯을 말한다.
  N. 프라이는 로망스에 문학적인 형식을  부여하는 요소, 즉 모험들의  연속을 '탐색(quest)'이라
규정하였다. 그러므로 로망스의 완벽한 형식은 탐색이  성공적으로 분명하게 끝마쳐지는 형식, 곧
탐색담이며, 이는 중요한 세 개의 단계로 이루어진다.
  아곤(agon)은 위험한 여행과 준비 단계의  모험으로 갈등의 국면이며, 파토스(pathos)는 주인공
이든 적이든 어느 한쪽 혹은 양쪽이 죽지 않으면 안 되는 싸움, 즉 생명을 건 필사의 투쟁 국면을
가리킨다. 아나그노리시스(anagonorisis)는 주인공이 영웅임이 판명됨과 동시에 그의  개선을 지시
하는 개념이다.
 
● 탐정 소설(探偵小說)
  탐정 소설은 전형적인 오락 소설의 한  가지 유형으로, 하나의 미스터리를 만들어  내고 기지와
용기를 갖춘 탐정으로 하여금 제기된 의혹을 풀어나가게 하는 데 서술의 초점이 맞추어진다.
 
● 통속 소설(通俗小說)
  통속 소설은 본격 소설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관능과 감각적 가치에  탐닉하고자 하는 불건전한
성향을 나타내는 소설을 총칭한다. 그러나 본격 소설과의 엄격한 구분은 없으며  대체로 비평가들
에 의하여 판명된다. 대개 작가의 관점과 기법이 진부한 것일  때, 즉 작가가 세계의 허위를 꿰뚫
어 볼 안목을 가지지 못하고 상투적인 언어와 기법에 머물러 있을 때 통속 소설로 규정된다.
 
 

                                           <파>
● 파노라마적 기법(panorama)
  대단히 넓은 물리적 배경이나 시간적으로 장시간에 걸친  사건들을 단일한 구절로 선택하고 압
축하여 요약하는 서술 기법의 하나로, 제한되고 축소된 시간과 공간상의  특정한 행위를 묘사하는
극적 기법과 대조된다.
  극적 기법이 단편 소설이나 추리 소설, 의식의 흐름 수법을 보이는 소설 들에서  나타나는 것이
라면, 파노라마적 기법은 장편 소설, 가족사 소설, 역사 소설 들에서 주요하게 사용되는 기법이다.
 
● 패러디(parody)
  일반적으로 패러디란, 한 작가의 스타일이나 습관을 흉내내어 원작을  우스꽝스럽게 개작했거나
변형시킨 작품을 가리킨다. 본질적으로 패러디는 풍자와 위트, 아이러니를 내포하고 있으며, 또 이
런 기법들 속에는 전대 혹은 당대의 지배적인 신념 체계 속에 내포된 억압적 특성이나 허위 의식
을 폭로하려는 예술가의 태도가 반영되어 있다.
  우리의 현대 소설 중에서 이 수법을 보여  주는 대표작으로는 최인훈의 '구운몽', '서유기', 박태
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대한 최인훈의 동명(同名) 소설,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에 대
한 전진우의 '서울, 1986 여름' 등이 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특히 포스트 모더니즘 계열의 작
품들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 패턴(pattern)
  일정한 사건이나 행동, 모티프, 심리적 독백 등과 같은 소설적  요소들이 한 작품의 내부에서 '연속'
되거나 '반복'될 때 그 반복되는 요소 혹은 반복적  기교 그 자체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때의 반복
은 단순한 기계적 나열이 아니라 결정적인  하나의 계기를 위해 준비되어 있는  연쇄적이며 상승적인
반복, 즉 '의미 있는' 반복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좀더 넓게 이 용어의 개념을 확장하면, 그  자체로는
서로 다른 사건과 소설적 요소라 할지라도 플롯상의 기능이 동일할 때에는 '패턴'으로 간주된다.
 
● 페이소스(pathos)
  사전적 어의로는 동정과 연민의 감정, 또는 애상감(哀傷感), 비애감의 뜻을 가지는  그리스어 파
토스(pathos)에서 왔다. 파토스(pathos)가 특정한 시대.지역.집단을 지배하는 이념적 원칙이나 도덕
적 규범을 지칭하는 에토스(ethos)와 대립하는 말이라는 사실을 볼 때 이  말이 가지는 내포는 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하겠다. 그러나 '정서적인 호소력'이라고 규정할 때 이 말이 지니는 예술적.
문화적 현상과의 관련성이 더욱 분명하게 밝혀진다.
  어떤 문학 작품이나 문학적 표현에 대해 독자가 '페이소스가 있다', '페이소스가 강렬하다'라고 반응
하는 것은 그 문학 작품이나 문학적 표현이 '정서적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경우이
다. 다만, 파토스 또는 페이소스를 유발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는 한두 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 표상(emblem)
  성격 창조(characterization)를 위해 사용되는 특수한 장치이다. 예컨대 표상은 그 인물에 속하는
물건, 옷 입고 말하는 방법, 이름, 표정, 인물이 살고  있는 장소 등등 인물의 신원과 자질들을 부
각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성격 묘사의 일종이다.
      
       "늙은 주제에 암샘을 내는 셈야. 저놈의 짐승이."
       아이의 웃음 소리에 허 생원은 주춤하면서 기어코 견딜 수 없어 채찍을 들더니 아이
     를 쫓았다.
       "쫓으려거든 쫓아 보지. 왼손잡이가 사람을 때려."
       줄달음에 달아나는 각다귀에는 당하는 재주가 없었다. 왼손잡이는 아이 하나도 후릴
     수 없다….
       …(중략)…
       "생원도 제천으로…?"
       "오래간만에 가 보고 싶어. 동행하려나 동이?"
       나귀가 걷기 시작했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에 있었다.  오랫동안 어둑서니 같이
     어둡던 허 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도 해깝고 방울 소리가 밤 벌판에 한층 청청하게 울렸다.
       달이 어지간히 기울어졌다.  -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위에 인용한 글은 인물들의 신원을 확인시키는 표상이 잘 나타난 사례이다.  장돌뱅이이면서 왼
손잡이인 허 생원은 삶의 중심에서 떠밀리거나 겉도는 인물이다. 왼손잡이라는 이유  때문에 어린
아이들에게까지도 수모를 겪는 인물로 부각된다. 또 한편으로 같은 왼손잡이인 동이와의 연대감은
이들 두 인물이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일지도 모른다는  독자들의 추측을 강하게 유발시켜 주기도
한다. 말하자면, 이 소설의 '왼손잡이 표상'은 두 인물들의 신원상의 유대성을 확인시켜 주는 상징
적인 장치인 셈이다. 그리고 이범선의 '오발탄'에  나오는 "가자!"라든지 윤흥길의 '장마'에서 보이
는 "나사 암시랑토 않다."고 중얼거리는 외할머니의 독백도 일종의 '언어 표상'이다.
  이러한 표상들은 인물의 성격을 부각시키면서 소설의 특출한  분위기를 만들러 내기도 하고 주
제와 긴밀하게 연결되기도 한다.
 
● 풍자(諷刺, satire)
  풍자는 특히 사회가 이원적 구조를 이루고 있을 때 하부 구조가 상부 구조를 공격하기 위한 수
단으로 사용된다. 구(舊)사회의 도덕이나 조직이 권위를 잃지 않고 잔존할 때 신(新)사회의 도덕이
나 조직이 거세게 반발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풍자가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서는
해학과 유사하지만, 익살이 아닌 웃음이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풍자는 또한 열등한 도덕적, 지적 대상이나 상태를 공격한다는 점에서  기지와 유머, 아이러니 등과
도 다르다. 풍자의 궁극적인 목적은 교정과 개량을 위해서 대상을  비판하고 공격한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연암 박지원의 '허생전'이 대표적인 경우이고 조지 오웰의 '1984년'도 이에 해당된다.
 
● 프로파간다 소설(propaganda novel)
  직역하면 선동(煽動) 소설이 되는데, 이는 문학의 현실적  효용성을 극도로 강조하는 소설 유형
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대체로 사회주의 리얼리즘 이론에 기초한 소설들이 이 부류에 속하게 되는
데, 이 소설의 특징은 무엇보다 먼저 문학의  자립성과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
파간다 소설은 한 사회 계급, 한 유형의 삶, 혹은  특정한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에 찬성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를 명백하게 강요하는 성명서와 같아서 정치나 종교, 사상  등의 선전물로 전락하기
쉬우며 문학의 심미적 기능은 외면되거나 무시된다.
 
● 플롯(plot)
  흔히 구성 또는 얽어짜기로 번역되는데, 소설 작품에서의 '사건의 틀'로 사건이 짜여져서 결말에 이
르기까지의 전과정을 일컫는다. 스토리는 이야기 줄거리  자체로서 사건의 전개만을 의미하지만 플롯
은 사건이 전개되거나 반전되는 양상을 의미한다. 따라서  단순한 줄거리는 아니며 오히려 인과 관계
의 완결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플롯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다섯 단계
를 지니며, 현대 소설에 오면서 이러한 전통적인 분류법은 실제로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
● 해피 엔딩(happy ending)
  서사 문학에서 우여 곡절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마침내 행복하게 끝맺음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전근대적인 서사 양식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현대 소설에서는 통속 소설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해피 엔딩은 사필귀정(事必歸正),  권선징악(勸善懲惡)의 효과를 기대하는  작가의 의도된
결말 처리 방식이다.
 
● 핵(核) 사건
  소설에서 이야기의 주요한 흐름을 이끌어 가는 서사적 계기들을 일컫는다. 핵 사건들은 한두 가
지 혹은 여러 가지의 가능한 방향 가운데 어느  한쪽으로 서사적 흐름을 이끌어 나가는 분기점으
로서 서사적 구조 안의 마디나 관절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이러한 핵 사건을 보조하는 작은 부분
들은 '주변 사건'이라 한다. 핵 사건은 소설의 진행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소설이 전개되는 과정
에서 플롯상에 주요하게 일련의 인물들의 행동 양상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 형상화(形象化)
  문학과 관련되어 사용될 때 이 용어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넓은 의미로는 일정한 작가 의도의  전달이나 문학 목적의 수행을  위해 작가가 선택한 재료에
예술적 형태를 부여하는 모든 과정을 지칭한다. 좀더 좁은 의미로는 소설 내의 요소들이 획득하는
구체적이고 실감 있는 표현, 특히 그것들이 묘사나 대화 등의 극적 기법을 통해 제시되는 것을 지
칭한다.
  어떤 의미로 사용되든 이 용어는 작품 외적 요소들이 작품 내에 표현되어 있다는, 즉 소설 내에
실현된 서술은 그것이 작가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관념이든 인물이나 배경과 같은 사물적 요소가
되든 어떤 세계의 반영이라는 모방론적 문학관에서 발생한 것이다.
 
● 화자(話者)
  모든 이야기 문학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화자는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소설 속에서 화자는 이야기의  양상과 이야기의 본질이 결정되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화자의 위치에 따라서 시점이 결정되는데, 일반적으로 시점은 가장 핵심이 되는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나뉘어진다.  화자가 '나'인 경우는 1인칭  시점으로 화자가 '그', '그녀'인
경우는 3인칭 시점으로, 특별한 화자를 지정하지 않고 작가가 작품의 바깥에서 이야기를  하는 경
우엔 전지적 시점이 된다.
  화자는 '목소리'라고 불리기도 하며, 현대 소설에서는 화자의 뒤쪽에  진짜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숨어 있다고 보고 그것을 '내포된 작가'로 분리하기도 한다.
 
 

출처 : 문학의 만남
글쓴이 : 김지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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