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에 의해 창작되거나 기존에 있던 이야기를 수용자의 욕구 충족을 위해 효과적인 담화형식으로 가공하는 것
최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라는 용어가 사회 각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브랜드 스토리텔링,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 웹 뮤지엄 스토리텔링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이 용어는 문화콘텐츠산업에 있어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이해되고 있다. 때문에 문화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씩 다르게 쓰이고 있는데 대표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디지털스토리텔링 학회에서는 스토리텔링을 ‘사건에 대한 진술이 지배적인 담화 양식으로 사건 진술의 내용을 스토리라 하고 사건 진술의 형식을 담화라 할 때 스토리텔링은 스토리, 담화, 이야기가 담화로 변하는 과정의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개념은 특히 영화, 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 과정을 중심으로 두고 있다. 이인화는 스토리가 표현되는 매체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면 모두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고 보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이 사용되는 영화, 애니메이션도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하나로 포함시키고 있다. (이인화 외 『디지털 스토리텔링』, 황금가지, 2003년, p.13)
김의숙·이창식은 문화 속에서 문학적 특성을 찾아내고 그것을 콘텐츠화 하는 것이 문학콘텐츠라고 정의하며 그 콘텐츠를 이야기로 풀어 말한 것이 스토리텔링이라고 하고 있다. 즉 문학콘텐츠를 재미있고, 생생한 이야기로 풀어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행위의 총체라고 보는 것이다. 여기서 스토리텔링은 주로 문화원형을 이용하여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지역설화를 원형으로 하여 지역문화콘텐츠를 만드는 것을 들 수 있다. 지역 축제나, 관광지를 만들 때 지역설화를 현대적으로 풀어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과정도 스토리텔링이라 하는 것이다.(김의숙 · 이창식 편저, 『문학콘텐츠와 스토리텔링』, 도서출판 역락, 2005, p.115)
게임 산업에서는 게임의 개발단계 중 시나리오 전 단계, 즉 주제와 소재, 캐릭터, 배경, 사건을 가지고 이야기를 구성하여 서사화 시키는 단계로 보고 있다. 이러한 게임의 스토리텔링은 스토리 창작의 개념과 유사하지만, 이야기 구성 단계에서 스토리를 이어가는 주인공이 작가의 손을 떠나 있다는 것이 다르다. 즉 게임의 주인공은 게임을 직접하는 수요자를 염두에 두고 상호작용적인 기획을 해야 한다. 게임의 이러한 측면은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을 가능하게 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이재홍, 『게임 시나리오 작법론』, 도서출판 정일. 2004, p.36)
교육 분야에서는 미국 영어교사 위원회(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English)에서‘스토리텔링을 음성(voice)과 행위(gesture)를 통해 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대개 스토리텔러들은 이 단어를 이야기를 말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청자 간의 인터랙티브한 과정이라 말한다. 셜리 레인즈(Shirly Raines,스토리텔러)는 이야기(story), 청자(listener), 화자(teller)가 존재하고, 청자가 화자의 이야기에 참여하는 이벤트’라고 정의하고 있다. (디자인정글 2001년 5월 특집기사, http://magazine.jungle.co.kr/)즉 구연동화와 같이 어떠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화자가 음성과 소품을 이용한 구연, 행위 등을 통하여 청자에게 들려주는 것을 말한다. 이때 청자는 화자와 함께 호흡을 하며 추임새나 이야기의 속도 조절 등의 직접적인 참여가 가능하다. 또한 교육 분야에서는 어려운 지식을 한 편의 이야기 속에 담아 독자에게 쉽고, 거부감 없이 전달하는 글을 쓰는 것도 스토리텔링이라 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로빈슨크루소 따라잡기’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무인도에 갇힌 ‘노빈손’이라는 캐릭터가 무인도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재미있게 이야기 하면서, 청소년들이 알아야할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독자는 엉뚱한 캐릭터인 로빈손이 무인도에서 살아남기고 탈출하는 이야기 속에 빠져 재미와 함께 과학적 지식을 익힐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아본 스토리텔링의 개념을 살펴보면, 스토리를 청자에게 전달하는 단계와 어떠한 정보나 지식을 이야기를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이야기를 기본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의 방법이며, 후자는 브랜드 스토리텔링,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 등 지식이나 정보를 대상으로 하는 스토리텔링의 방법이다. 여기서 스토리와 정보, 지식을 총체적인 의미의 ‘이야기’로 묶을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의 개념은 한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즉 원형이 되는 어떤 이야기를 타인에게 전달하는 담화의 방식, 또는 담화 과정인 것이다. 여기서 담화는 말에 의한 이야기의 표현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체를 통한 이야기 표현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문학을 떠나 총체적인 의미로 이야기를 정의한 사람은 최혜실이다. 최혜실는 이야기를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는 근본적 방식으로 이해하고, 시작과 끝의 서사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서사물이라’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이야기는 이야기된 것의 시간성과 이야기 행위 자체에 걸리는 시간성의 이중의 시간적 시퀀스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최혜실은 이러한 이야기, 서사물의 구술적 측면의 오해의 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하며 스토리텔링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스토리텔링이란 원질을 모든 서사 형식의 원질로 상정할 때 보다 창조적인 이야기 개념이 상정될 수 있다. 각각의 장르들은 스토리텔링이란 공통점을 지니면서도 매체의 특성 때문에 형식상의 차이를 띠게 된다.
이러한 원형적인 개념의 스토리텔링은 시작과 끝이 수용자에게 맡겨지는 게임 등 이야기의 개념에서 벗어난 것까지 포괄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 등 다양한 분야를 상위 범주의 이야기 아래 하위의 여러 이야기 방식이 있다고 보며, 종이 매체에서 표현되면 문학, 영상 매체에서 표현되면 영화가 된다고 말한다. 즉 스토리텔링은 상위 개념의 이야기이고, 표현되는 방식에 따라 문학, 영화, 애니메이션 등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장르적 정의로 국한되어 담화 방식, 즉 창작 기법의 하나로 쓰이는 스토리텔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위에서 말했듯이 스토리텔링의 하위개념인 영화, 축제, 테마공원 등에서 쓰고 있는 스토리텔링은 장르적인 용어가 아니라, 담화의 과정 또는 그 방식을 말하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학과 같이 자체 내에서 예술적 성격과 대중적 성격을 지닌 장르를 포함시키면서, 예술 작품과 문화콘텐츠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개념이 될 여지가 있다.
스토리텔링은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창작 기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영화를 예를들면 스토리텔링은 영화의 스토리 작가와 영상 기술자 사이에 있는 감독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고려해 볼 때 스토리텔링은 생산자에 의해 창작되거나 기존에 있던 이야기를 수용자의 욕구 충족을 위해 효과적인 담화형식으로 가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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