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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의 수업/문학과 관련하여

[스크랩] 편집자적논평(서술자의 개입)

by 拏俐♡나리 2010. 10. 1.

[작가의 개입(편집자적 논평)]

(1) 작가가 개입한다는 것은 작가(편집자)가 직접 작품에 개입하여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뜻이다. 작가가 작품에 개입하기 위해서는 3인칭 전지적 시점이라야 한다. 따라서 작가의 개입(편집자적 논평)은 삼인칭 전지적 시점을 대전제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작가 개입의 증거는 첫째, 서술어의 주체가 작가일 때이다.
(예) …영신과 주재소 주임 사이에 주고받은 대화나 그 밖의 이야기는 기록하지 않는다. 그러나 호출한 요령만 따서 말하면,(심훈, [상록수]에서)→여기서 ‘기록하지 않는다’나 ‘말하면’의 주체는 작가 자신이다. 따라서 이 부분이 작가 개입의 증거이다.

(3) 작가 개입의 두 번째 증거는 작가가 직접 독자에게 말하는 판소리 문체일 때이다. 판소리 문체는 판소리 공연에서 나온 문체로 창자가 청중에게 직접 말하는 목소리로 되어 있다. 이것이 소설로 전화하면서, 창자는 작가로 대치되고 청중은 독자로 대치된다. 즉, 판소리문체란 작가가 독자에게 직접 말하는 투의 문체를 말한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직접 독자에게 말을 하니까 작가의 개입이 된다. 판소리 문체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모양 보소’인데 이는 작가가 독자에게 합쇼체의 명령어를 직접 말하는 것이다.

(예) 일찍이 윤 직원 영감은 그의 소싯적에, 자기 부친 윤용구가 화적의 손에 무참히 맞아죽은 시체 옆에 서서, 노적이 불타느라고 화광이 충천한 하늘을 우러러,
"이 놈의 세상, 언제나 망하려느냐?"
"우리만 빼놓고 어서 망해라!"
하고 부르짖은 적이 있겠다요.
이미 반세기 전, 그리고 그것은 당시의 나한테 불리한 세상에 대한 격분된 저주요, 겸하여 위대한 투쟁의 선언이었습니다. 해서 윤 직원 영감은 과연 승리를 했겠다요. 그런데….(채만식, [태평천하]

→ 여기서 ‘있겠다요, 했겠다요, 선언이었습니다.’는 모두 작가가 직접 개입하여 독자를 존대한 판소리 문체로 작가가 작품에 개입한 증거가 된다. 이렇게 작가는 독자 존대의 판소리 문체로 독자와 한편이 되어 대상 윤직원을 마음껏 풍자한다. 판소리 문체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골계미의 세계를 새롭게 창출한 것이다.

(4) 주로 고대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설의적 의문형의 존재는 작가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사태나 인물에 대한 평가를 한 것으로 작가의 편집자적 논평의 또 다른 증거가 된다.
(예) "네 어디로 향하고자 하는가? 한 집에 있어도 처소가 서로 떨어져 있어 매양 연연하더니, 이제 너를 정처없이 보내고 어찌 잊으리오? 너는 수이 돌아와 모자 상봉을 바란다."
길동이 재배 하직하고 문을 나서니, 구름 낀 산이 첩첩하여 지향없이 행하니 어찌 가련치 아니하리오.(허균, [홍길동전])

→ 여기서 ‘어찌 가련치 아니하리요?’는 설의적 의문형으로 평서형으로 고치면 ‘너무 가련하다’는 것이 되어 등장인물에 대한 작가의 평가가 직접 드러나 있다. 그러므로 편집자적 논평의 증거로 삼는다.

(5) 감탄형 종결어미 ‘--구나’의 사용이 편집자적 논평의 또 다른 증거가 된다.
(예)옥중 고생 삼사 삭(朔)(삼사 개월)에 밤낮 없이 임 오시기만 바랐더니, 이제는 임의 얼굴 보았으니 광채 없이 되었구나. 죽어 황천(黃泉)에 돌아간들 제왕(諸王) 전에 무슨 말을 자랑하리?" 애고 애고 섧게 울 제, 자진하여 반생반사(半生半死)하는구나.

→ 주지하다시피 ‘~하는구나’는 해라체의 감탄형 종결어미로서 작가가 작중의 어떤 사태에 대해 영탄적으로 쓰는 종결어미이기 때문에 작가의 감정이 개입된 표지로 본다.

(6) 이 밖에 작가의 심리적 태도가 일정한 어미의 활용형태로 드러나는 서법이 사용된 경우에도 작가 개입의 증거를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회상의 태도를 드러내는 회상법 선어말 어미 ‘-더-’, 필자의 짐작이 들어간 평서형 종결어미 ‘-지’, 원칙법 선어말 어미 ‘-니-’, 화자가 심증(心證)과 같은 주관적 믿음을 토대로 자신의 지식 상태를 확인하는 확인법 선어말 어미 ‘-것-’, 추측 확인법 선어말 어미 ‘-렷-’ 등이 사용되면 모두 작가의 심리적 태도가 직접 반영된 어미 형태이기 때문에 작가 개입의 증거가 된다. (화자의 태도가 선어말 어미에 의해 표현되는 서법에 관한 진술은 ‘남기심. 고영근 저 [표준국어문법론] 2003. 개정판’)
(예) 왕이 나라를 다스린 지 삼십년에 갑자기 병이 들어 별세하니 나이 72세였다. 왕비도 이어 죽으니 선능에 안장한 후, 세자가 즉위하여 대대로 이으면서 태평스럽게 살아 가더라.(허균. [홍길동전])

→ 밑줄 친 단어에 쓰인 ‘-더-’는 과거에 경험한 일을 지금 회상하여 보고하는 형식을 띠기 때문에 회상의 주체인 작가 개입의 증거로 본다.

(예)  애고 애고 설리 울 제, 어사또,  "울지 마라.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느니라. 네가 나를 어찌알고 이렇듯이 설워하냐?" 작별하고 춘향 집에 돌아왔지.([춘향전])

→ 이도령이 춘향집에 돌와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정보에 근거하여 작가가 짐작하여 진술하는 것이다. 작가의 짐작이나 판단이 개입한 것이므로 편집자적 논평이 되는 것이다.

(예) 착한 일을 해야 하느니라. (성경 구절 중에서)

→ 예문에 쓰인 ‘-니-’는 화자가 사태를 불변적인 것으로 파악하여 알림으로써 그것에 주의가 집중되기를 바랄 때 쓰인다. 즉 화자의 의도가 반영된 어미인 것이다. 그러니 편집자적 논평의 증거로 본다.

(예) 운봉이 반겨 듣고 필연을 내어 주니 좌중이 다 못하여 글 두 귀를 지었으되, 민정을 생각하고 본관의 정체를 생각하여 지었것다.

→ 여기에 쓰인 ‘-것-’은 확인법 선어말 어미로 불리는데 화자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근거하여 현재의 상태를 확인(다짐)하는 화자의 태도를 반영한다. 편집자의 태도가 드러나니 편집자적 논평이다.

출처 : 문학의 만남
글쓴이 : 남태평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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