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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의 수업/문학과 관련하여

[스크랩] 프로희곡의 구조적 특징

by 拏俐♡나리 2009. 11. 13.


프로희곡의 구조적 특징





Ⅰ. 프로희곡의 개념



1920년대 초에 등장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계급적 각성과 그들의 삶을 다룬 문학을 가리키는 용어로 '프로문학'을 비롯하여 '경향문학', '카프문학', '계급문학', '신경향파 문학' 등이 혼용되고 있다. 그러나 '프로문학'은 카프가 성립되면서 사용되기 시작한 용어이므로 그 전에 빈궁문학 또는 자연발생적인 빈부간의 대립을 표현한 진보적인 문학을 가리키는 용어였던 '경향문학'이 더 포괄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따라서, '프로희곡'은 '프롤레타리아 희곡'의 약자로 프롤레타리아의 계급적 각성을 그리고 있거나, 계급 갈등을 포함한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모든 삶을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을 의미한다. '프로희곡'은 프로시나 프로소설과 함께 1920년대 초반에 등장하여 카프의 결성을 계기로 민족문학의 한 축을 형성하였고, 1935년 카프의 해산과 함께 쇠퇴했다.



Ⅱ. 시기에 따른 프로희곡의 특징



1. 카프 성립 이전



3·1운동의 실패로 일제는 무단통치를 '문화통치'로 전환하였고, 그 결과 문화운동의 발판이 마련되었다. 문학동인지와 종합지, 그리고 일간지의 발행은 문인들에게 많은 지면을 제공함으로써 문화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였다. 특히 사회주의운동가들이 관여한 『開闢』, 『新生活』, 『朝鮮之光』등은 '생활문학'의 온상이었다. 사회주의 운동단체의 활동과 각종 사회운동단체의 결성, 유학생들을 통해 유입된 일본 프로문학 운동의 영향,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의 성공으로 확산된 공산주의 이념의 영향, 동학혁명을 통해 그 실체를 드러낸 민중의식의 성장 등은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고발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문학'의 등장을 촉구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과 문단의 경향에 자극되어 경향성을 띤 작품들이 쓰여졌다. 조명희의 「김영일의 死」, 김우진의 「李永女」, 임영빈의 「복어알」, 김운정(본명;김정진)의 「汽笛 불 때」, 김유방의 「三千五百兩」등이 그것이다.


이 시기의 작품들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그리기보다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대립을 형상화함으로써 가진 자의 부도덕성을 폭로하고 가지지 못한 자들의 억울한 패배를 그리고 있다. 이들 작품에 나타나는 계급의식은 막노동이나 매음, 구걸, 인신매매 등으로 연명해 가는 뿌리뽑힌 민중의 삶을 그리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표출되는 반항의식 같은 것이다. 초기의 프로희곡 작품은 계급적 각성을 표현하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계급의식을 관념적으로 표현하거나 계급의식의 발아를 보여주는 단계에 머물렀다. 또 현실에 대한 과학적인 인식에 도달하지 못한 결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저항이 아닌 개인적이고 자연발생적인 저항을 그리고 있다. 이들 작품은 대체로 주인공에 의해 비현실적이고 관념적인 이상이나 희망이 무매개적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주인공의 죽음·구금 등으로 끝을 맺는 닫힌 결말 구조를 지니고 있다. 식민지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사실주의(자연주의)기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등장인물들 사이의 갈등이 극소화되어 있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2. 카프 성립 시기



이 시기의 프로희곡은 카프 이전의 자연발생적인 경향성을 담았던 작품에서 점차 등장인물 사이의 계급적 대립을 통해서 계급의식을 표현하는 성향을 띤다. 그러나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저항이나 계급의식으로 각성된 인물의 지도적 행동을 형상화하는 데까지 나아가지는 못하였고, 계급적으로 각성한 개인이 미각성된 인물에게 계급의식을 불어넣어 각성시키거나 계급의식을 행동을 통해 표현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계급적으로 각성된 인물에 의해 각성하지 못했던 인물이 프롤레타리아 계급의식을 전취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는 김영팔의 「싸움」, 유진오의 「披露宴」, 송영의 「정의와 칸바스」·「阿片쟁이」, 이기영의 「月姬」등이 있고 계급주의 사상을 행동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으로는 김영팔의 「불이야」·「訃音」·「곱창칼」과 한설야의 「總工會」등이 있다.


이 시기에 발표된 프로희곡은 1차 방향 전환을 통해 채택한 목적의식적 투쟁이라는 카프의 방침을 답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급적으로 각성한 개인이나 집단이 이끄는 사회주의 운동이나 노동운동을 표현하고 있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카프 성립에서 방향 전환을 전후한 사이에 발표된 작품의 경향을 통시적으로 살펴볼 때, 각성한 인물의 개인적인 투쟁을 그리고 있는 작품에서 노동조합과 같은 조직을 중심으로 한 집단적인 투쟁을 형상화한 작품으로 변모해간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1차 방향을 전후한 시기의 프로희곡에서는 거의가 단막극이라는 점, 그리고 희극적 대사 및 웅변적인 대사를 사용하고 있는 점, 등장인물의 각성이 무갈등의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점, 사건의 완결이 아니라 각성된 인물의 새로운 행동의 시작 내지는 노동자들의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투쟁의 상징적인 예고로 끝나는 열린 결말을 지닌 점, 사건이나 인물들 사이의 갈등은 부차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인물의 각성에 치중한 비유기적인 구성을 지니고 있는 점 등 프로희곡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또 이 시기의 프로희곡 작품들은 계급의식을 표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지나치게 전면에 부각된 탓에 인물의 각성이 사건과 무관하게 무매개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작품성이 손상되고, 사건의 우연적 구성으로 작품의 개연성을 해친 경우가 적지 않다.



3. 대중화논쟁 시기



1928년 말부터 1931년 초까지 약 3년 동안에 걸쳐 카프 내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던 대중화론은 프로문예운동이 지니는 모든 특성을 내포하고 있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올바른 의미에서 당파성을 지닌 문학작품을 생산하여 노농대중에게 지입하는 문제, 즉 문예를 통해 피지배계급을 효과적으로 의식화하는 문제의 해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중화논쟁은 연극이나 영화와 같은 대중적 장르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중화논쟁은 카프의 조직을 대중적인 조직으로 전환하는 문제와 함께, 양식상의 대중화로서 프롤레타리아 이데올로기를 노농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예술 형식을 찾아내는 문제를 최우선의 과제로 떠올렸고 이 과정에서 문예의 대중화라는 문제를 실천함에 연극이 지니고 있는 집단성·감동의 직접성·현장성 등의 특성으로 인해 매우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되었다.


프로연극의 대중화를 위한 논의는 프로희곡 창작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시기의 프로희곡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의식의 전이나 각성을 내용으로 했던 이전의 작품과는 달리 부르주아적 계급의 허위의식을 고발하거나 노농대중의 집단적 저항을 형상화하고 있다. 김남천의 「調停案」, 송영의 「一切面會謝絶」·「護身術」·「新任理事長」, 유진오의 「朴僉知」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프로연극 운동의 대중화논의에서 제기된 이동적 활동의 강조는 프로희곡의 성격을 규정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동식 소형극장 활동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 작품들은 대체로 무대장치나 소품이 간단하고, 노농대중의 정서와 일상생활에 밀착된 내용을 담고 있으며, 프로극단의 역량과 재정을 감안하여 단막극으로 창작되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 밖에도 교양 수준이 낮은 노농대중의 연극취향을 고려하여 풍자기법·희극적 요소·멜로 드라마적 요소 등을 사용하고 있다.



4. 카프 해체 시기



카프의 해체는 문예라는 간접적인 장치를 통한 우회적인 비판마저도 용납되지 않을 만큼 정치사회적 상황이 악화되었음을 의미한다. 강력한 조직을 바탕으로 사회변혁을 위한 문예운동을 펼쳤던 카프 작가들에게 있어 조직의 해체는 문학적 기반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이다. 두 차례의 검속을 거치는 동안의 심리적 위축, 극심한 생활고, 객관적 상황의 악화 등으로 더 이상 프로희곡작가로 남을 수 없게 되자 그들은 '동양극장'과 같은 상업주의 극단의 전속작가로 자리를 옮겼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송영의 「黃金山」, 「假社長」,「尹氏일가」등을 들 수 있다.


카프 해체 후의 작품에서 우선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풍자정신의 퇴조현상이다. 이 시기의 작품은 풍자기법만 남아 있고 풍자정신은 실종된 통속적인 세태풍자극이 되고 말았다. 다음으로 풍자의 대상이 사회 정치적인 것에서 개인적인 윤리 도덕의 문제로 바뀐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지식인 군상을 풍자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도 이 시기 희곡의 특징이다. 지식인 군상에 대한 풍자는 작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직·생활고·무능 등의 모습으로 그려진 지식인의 모습은 식민통치하에서 의식적으로 무장해제 당한 작가 자신의 자화상에 다름아닌 것이다. 그리고 행복한 결말을 들 수 있다. 계급적 갈등과 대립을 통해 노농계급의 승리를 그렸던 프로희곡은 카프 해산 후에 와서는 용서와 화해를 통해서 모든 갈등을 해소하는 경향으로 변모하였다.



Ⅲ. 목적문학으로서 지니는 특징



프로희곡은 목적문학이라는 성격과 관련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선 무대장치의 간소화를 들 수 있다. 프로연극운동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무대장치나 소품은 작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프로연극의 활성화를 위해 제안된 이동식 소형극장활동이 활발히 전개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다음으로 열린 결말구조를 지적할 수 있다. 초기에 발표된 작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희곡은 행동의 완결로서 극을 맺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각성한 인물의 새로운 행동의 시작이라든지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저항으로 노동자 계급의 승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등의 열린 결말 구조를 가지고 있다.


프로희곡은 노농대중의 정서와 생활 감정을 반영한 1막의 창작극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특성으로 들 수 있다. 이 점 역시 이동식 소형극장활동을 강조한 카프의 방침과 관련이 있다. 이밖에 평면적이고 단일한 구성, 인물의 유형성, 희극적 대사나 웅변적 대사의 사용, 멜로드라마적 기법의 사용, 풍자희극적 성격, 신파적 요소 등도 프로희곡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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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손화숙, 「1930년대 프로연극 연구」, 서울대 석사논문, 1990
이대범, 「1920-30년대 한국 프로희곡 연구」, 강원대 박사논문, 1996
역사문제연구소 문학사연구, 「카프문학운동연구」, 역사비평사, 1989
서연호, 「한국근대희곡사」, 고려대 출판부, 1994
이미원, 「한국근대극연구」, 현대미학사, 1994
유민영, 「한국근대연극사」, 단국대 출판부, 1996
김재서, 「한국 연극사와 민족극」, 태학사, 1998
우리극 연구회, 「한국근대희곡연구사(우리극 연구논총 제1집)」, 해성, 1994
김영팔, 「1920년대 희곡선」, 한국문화사, 1996



<프로희곡 작품 목록>



강마수, 「아편전쟁」(해주 연극공장, 1993년 공연)
김남천, 「조정안」, 1930. 10. 24 창작, [카프작가칠인집]게재, [민족문학연구]
(민족문학연구소, 창작과 비평사, 1991)수록
김동환, 「불복귀」, [조선문단] 1926. 3
「역천군」, [현대평론], 1927. 4
김두용, 「걸인의 꿈」, [조선지광], 1927. 10
김상명, 「봄」, [신조선] 1935. 12
김소엽, 「어촌에 사는 사람들」(개성 대중극장, 1931년 공연)
「지하의 주점」(대중극장, 1932년 공연)
김영팔, 「싸움」, [개벽], 1926. 3
「불이야」, [문예운동]. 1926. 5
「대학생」, [조선문예], 1926. 6
「부음」, [문예시대], 1927. 1
「곱장칼」, [조선지광], 1929. 1
세식구」, [조선지광], 1929. 1
그 후의 대학생」, [혜성], 1931. 9
「마작」, [삼천리], 1931. 10
김유방, 「삼천오백냥」, [영대], 1924. 9
김유영, 「지하층 소동」(이동식 소형극장, 1932년 공연)
김운정, 「기적 불 때」, [폐허 이후], 1924. 1
김종인, 「떠나는 사람들」(대중극장, 1931년 공연)
김형용, 「지옥」, 1930년 작([현대문학] 1975.1 게재, 메가폰 1932년 공연)
민병휘, 「젊은이들」
「마도로스와 위트레스」
「마리와 아들」(대중극장 1931년 공연)
박영호, 「팔백호 갑판상」(연극공장 1931년 공연)
서광제, 「버스걸」, [대중공론], 1930. 6 (시나리오)
송영, 「모기가 없어지는 까닭」, [예술운동], 1927. 11
「정의와 칸바스」, [조선문예], 1929. 5
「아편쟁이」, [대조], 1930. 3
「일체면회사절」, [조선강단], 1931(조선작가동맹출판소, 1955년 게재)
「프롤레타리아 관상소」, [예술운동], 1931. 7 삭제
「호신술」, [시대공론], 1931. 9-1932. 1
「산상민」, (신건설, 1933년 공연)
「신임이사장」, [형상], 1934. 3
신고송, 「메가폰」(메가폰, 1932년 공연)
안영, 「사랑의 계급성」(연극공장, 1931년 공연)
유진오, 「피로연」, [조선지광], 1927. 10
「말제」, [대중공론], 1930. 7
「박첨지」, [시대공론], 1932. 1
이기영, 「그들의 남매」(1막), [조선지광], 1929. 1 - 「월희」(2막), [조선지광], 1930. 1
「인신교주」, [신계단], 1933. 2-4
이서구, 「동백꽃」, [신민], 1931. 6
이효석, 「다난기의 기록」(이동식 소형극장, 1932년 공연)
익명생, 「버림받은 자」, [개벽], 1924. 7
임영빈, 「복어알」, [조선문단], 1925. 7
임유, 「적기를 휘두르는 광녀」, [신동아], 1933. 1
조명희, 「김영일의 死」, [박문서관], 1923(동경유학생동우회 극예술협회 순회극단 1921. 7 공연)
「파사」, [개벽], 1923. 11-12
조용만, 「가보세」, [동광], 1931. 10
주영섭, 「나루」, [신동아], 1935. 7
채만식, 「농촌스케치」, [별건곤], 1930. 8
「밥」, [별건곤], 1930. 10
「그의 가정풍경」, [별건곤], 1931. 1
「미가대폭락」, [별건곤]., 1931. 2
「두부」, [혜성], 1931. 5
「조그마한 기업가」, [신동아], 1931. 12
「감독의 아내」, [동광], 1932. 3
「부촌」, [신동아], 1932. 7
한설야, 「그 전날 밤」(신건설, 1933년 공연)
「총공회」, [조선지광], 1930. 3

출처 : 극단엘칸토
글쓴이 : 봉원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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