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강의]여행연습2 (가을)/ 박석구
가을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낯모르는 사람이 공원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상상의 열쇠도 질문이라고 했습니다.
"저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지나간 봄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젠 당신이 그 사람이 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털어놓아 봅시다.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봄을 생각하였습니다.
한 번 더 물어 볼까요?
"그런데 지금, 당신은 담배를 몇 대 째 피워 물었습니까?"
"연달아서."
정리하면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는 연달아서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봄을 생각하였습니다.
'연달아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는 것'은 생각에 깊이 빠졌다는 말. '연달아서'를 '또 하나'로 구체화해
도 의미는 변하지 않겠지요?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는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봄을 생각하였습니다.
조금만 다듬으면 시가 됩니다.
낙엽이 지네.
나는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워 물었네.
지난봄을 생각하면서.
♣ 낙엽을 주워 그 위에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쓰십시오. 그 아래 당신의 이름도 쓰십시오. 그것을 바
람에 날려 보내십시오. 그리고 낙엽을 태우듯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워 물으십시오. 연기처럼 피어오르
는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그럼, 시 한 편 감상할까요?
네 이름을 적어 본다.
은행잎 하나 주워
너도 이제는
바람 앞에 서 있겠지.
- 추억 -
추억은 그리움을 먹고살기에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랍니다. 슬픈 이야기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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