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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의 수업/시 배움 자료

[스크랩] [제 10강의] 여행연습2 (가을) / 박석구

by 拏俐♡나리 2010. 9. 28.

[제 10강의]여행연습2 (가을)/ 박석구


가을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낯모르는 사람이 공원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상상의 열쇠도 질문이라고 했습니다.


"저 사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지나간 봄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이젠 당신이 그 사람이 되어 그 사람의 마음을 털어놓아 봅시다.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는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봄을 생각하였습니다.


한 번 더 물어 볼까요?


"그런데 지금, 당신은 담배를 몇 대 째 피워 물었습니까?"

"연달아서."


정리하면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는 연달아서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봄을 생각하였습니다.


'연달아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는 것'은 생각에 깊이 빠졌다는 말. '연달아서'를 '또 하나'로 구체화해

도 의미는 변하지 않겠지요?


낙엽이 지고 있습니다. 나는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워 물었습니다. 그리고 지난봄을 생각하였습니다.


조금만 다듬으면 시가 됩니다.



낙엽이 지네.

나는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워 물었네.


지난봄을 생각하면서.


♣ 낙엽을 주워 그 위에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쓰십시오. 그 아래 당신의 이름도 쓰십시오. 그것을 바

람에 날려 보내십시오. 그리고 낙엽을 태우듯 또 하나의 담배를 피워 물으십시오. 연기처럼 피어오르

는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그럼, 시 한 편 감상할까요?


네 이름을 적어 본다.

은행잎 하나 주워


너도 이제는

바람 앞에 서 있겠지.

- 추억 -


추억은 그리움을 먹고살기에 언제나 아름다운 것이랍니다. 슬픈 이야기까지도.


출처 : 문학의 만남
글쓴이 : 글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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