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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의 일상/길위의 학교

2009년 12월 30일-2

by 拏俐♡나리 2010. 1. 11.

   상해 공항에서 가이드를 만나

우리가 3박 4일 동안 타고 다닐 차로 이동을 하는데

하늘의 햇빛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웠다.

마치 이른 봄처럼 화사하게 따사로운 것이

두꺼운 옷을 겹겹이 입은 것이 부담스러웠다.

일단 차에 올라 첫 번째 목적지인 항주로 이동을 했다.

가이드의 말로는 조금만 가면 된다고 하는데

그 조금이 서울에서 대구까지 가는 정도의 거리였다.

그리고 차도 별로 없는 고속도로지만 속도제한이 80km여서

기사님은 여유롭게만 차를 몰았다.

 

   전날 한 숨을 자지 못해 졸리고 피곤했지만

고향방문단(?)이 되어 창 밖의 풍경에 눈을 고정시켰다.

가옥구조가 공장에서 찍어낸 듯 똑같은 모습이

마치 새마을 운동을 하던 시절 슬라브 지붕을 나란히 이고 있던

70년대의 한국 시골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미소가 나왔다.

조금 지나가자 그 곳엔 옥상에 온실도 아닌 것이

파란색 유리와 초록색 유리의 옥탑방(?) 같은 것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빨래 건조실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쉽게 건조할 수 있는 빨래가

기후 조건으로 인해 신경을 써야하는 그 나라가

조금은 불편해 보였다.

아마도 제습기를 팔게되면 무척 많이 팔리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항주에 도착해 점심을 먹게 되었다.

중국집에 가면 회전식 원반이 놓여진 둥근 식탁에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앉자마자 음식들이 주욱 나왔다.

아마도 여행객들을 위한 맞춤된 음식 같았다.

향신료 냄새가 살짝 거슬렸지만 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여행하는 나라의 음식을 맛보는 것에도 있다고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맛을 보았다.

어느 것은 도저히 삼킬 수 없을 정도의 강한 향신료 맛 때문에

두 번 손 가기 힘든 것도 있었고

어느 것은 그런대로 먹을 만한 것이 있었다.

그리고 밥이 나와있는데 안남미로 지어서 찰지지 않고 부실부실했다.

입에서 겉돌았다.

그러나 워낙 내 몸을 챙기는 편인 나는

여행에서 오는 부담감 때문에 혹시 기력이 딸리지 않을까 싶어 충분히 먹어 두었다.

청도(찐따오)맥주 한 병이 서비스로 나왔는데 먹을만 하고 좋았다.

 

   식사를 마친 후 서호유람선을 타기 위해 이동을 했다.

서호는 소동파가 서호바닥에 진흙이 쌓이자

사람들을 동원하여 바닥을 끍어내는 작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동원된 사람들에게 고기와 술이 제공되었는데

그 고기와 술을 한데 섞어 삶아 만든 음식이 지금의 동파육이 되었다고 한다.

서호 유람선을 타고 40여분에 걸쳐 호수를 한 바퀴 돌았는데

과연 그 크기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서호 호수가 오염될까 배들을 전기로 충전하여 운행한다고 했다.

 

   서호 관광을 마치고 녹차 밭을 보기 위해 쇼핑센타로 이동했다.

가면서 가이드는 중국의 4보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중국의 4보는 옥, 비단, 녹차, 한약이라고 했다.

그 중에 항주의 녹차 중 용정차에 대해 설명을 해 주었다.

진시황에게 바쳐졌다는 용정차는

18세 소녀들이 입술로 찻 잎을 따서

그네들에 가슴에 묻어두었다가 만든 차로 진상을 했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많은 상념이 오갔다.

 

   녹차밭 구경을 하고 조선족 안내원들이 상품 안내를 해주었다.

그리고 보는 곳에서 가득 담아 주면서 사라고 권했다.

결국 우리 팀은 안차장님이 하나, 사무실에서 마실 차 두 개를 샀다.

가이드에게 조금 미안했지만 필요없는 것을 억지로 살 필요는 없었다.

 

   서호를 안내하면서 나왔던 동파육과 거지닭을 먹기 위해 이동을 했다.

저녁을 먹고 바로 발마사지를 받았다.

시원한 기분으로 송성가무단을 보기 위해 이동을 했다.

발마시지를 받고 나서의 나른함 때문에서일까 기분좋은 피로감이 들었다.

그러나 멋진 눈요기를 놓칠 수는 없었다.

송성가무단의 공연을 보면서 나는 제주도를 떠올렸다.

공연 중에도 자기네들의 상품을 아름답게 꾸며 노골적으로 광고하는 그네들을 보면서

우리네도 그들 못지않은 상품들을 공연과 접목시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면 어떨까 하고.....

그리고 중간에 폭포가 나오는 장면의 정말 장관이었다.

비 오는 장면을 실감나게 하기 위해 관객 위에 안개비를 뿌리는 것까지 참 절묘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자 추위가 엄습했다.

빨리 숙소로 가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숙소로 가 방을 배정 받았는데 방이 너무 좋았다.

여행이기에 조금의 불편을 감안하고 왔었는데

포근한 침구며 깨끗하고 널직한 방은 안락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모든 것을 제쳐두고

중국에서의 첫날 밤을 단잠으로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