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리의 일상/길위의 학교

12월 29일 인천에서

by 拏俐♡나리 2010. 1. 4.

   2009년 12월 30일~2010년 1월 2일

한 해동안 열심히 일한 직원들에게 송년회를 겸한

중국여행이 잡혔다.

4일 간의 공백으로 인해 빚어질 업무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미리 일들을 마감하고 준비를 해나갔다.

여행일이 가까이 올수록 모두들 조금씩 분주해 갔고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일기예보에도 민감해졌다.

그런데 29일 밤 폭설이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에

결국 사장님 내외는 인천공항 근처 호텔에서

직원들은 공항근처 사우나 또는 모텔에서 자기로 결정이 내려졌다.

6시 가까워지는 시간 사리눈이 조금씩 흩날렸다.

우린 그것이 폭설의 예고장인양 서둘러 업무를 종료시키고

사무실 전화를 내 핸드폰으로 돌려놓은 후 인천으로 출발했다.

물론 가족들과는 아침 출근길에 미리 작별을 해 놓은 상태였다.

 

   내차는 사무실 뒤 주차장에 주차를 해 놓고 안차장님 차로 모두 함께 이동했다.

여자가 나혼자라서 사실 약간은 걱정도 되었다.

달리 걱정된 것이 아니라 혹시나 서로 불편해질까 싶은 마음에서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모두 즐겁게 이야기를 하면서 인천신공항도시로 향했다.

나는 첫여행길이었고, 다들 이번에 네번째인가 다섯번째라고 한다.

 

   직장에서 대주는 돈으로 공짜 해외여행이 꿈이었는데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여서 조금 설레였다.

 

   신공항도시에 도착해 모텔을 알아보러 다녔다.

하룻밤 자는데 너무 비싼 곳을 제외시켜가며 몇 군데를 돌았다.

그러다 나 혼자 쓸 수 있는 작은 방과 특실 하나를 10만원에 얻었다.

일단 계약금을 걸어 놓고 모텔 옆에서 저녁을 먹었다.

고기를 싫어하는 사장님 때문에 항상 해물요리를 먹어야 하는 우리들은

이 날만큼을 고기를 실컷 먹었다.

적당히 먹고 마신 나는 2차를 사양하고 모텔에 올라왔다.

모텔에 들어왔는데 방이 너무 컸다.

한 쪽에 이불 몇 채가 쌓여있기도 했다.

겉 옷만 벗고 사랑하는 사람과 통화를 했다.

내가 있는 곳과 지금 무엇하고 있는지 등

그런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어쩐지 너무 크더라니...

급하게 옷을 입고 내 방으로 갔다.

아담한 방이 좋았다.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옷을 벗고 다녔다...

가끔 혼자라는 것이 기분 좋은 때도 있는 것 같다.

밥을 먹어 볼록해진 배를 보면서 우습기도 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면서 미실이란 책을 펼쳤다.

새롬이가 추천해 준 책인데 여행할 때

(중국 여행 중 버스 이동이 많아 3~6시간씩 버스를 타야했다)

짬짬이 읽을 생각으로 책을 가져온 것이다.

그런데 회사 전화를 내 휴대전화에 착신을 시켜 놓은 덕에

전화가 자주 울었다.

한두번 기분좋게 흥얼거리듯 받다가

너무 내 시간을 빼앗는 것 같아 기분이 조금 그랬지만

그래도 흥겨운 여행을 앞두고 용서하기로 했다.

 

   홀가분한 마음과 몸으로 침대 속에 들어갔다.

그리고 티비를 켜고 잠을 청했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잠이 오질 않았다.

결국 밤새 뒤척이다 아침을 맞았다.

가끔 창밖을 내다 보았지만 눈이 오는 기미조차 없었다.

다음날 일어나 재빨리 씻고 출발 준비를 했다....

결혼해서 19년만에 나 혼자만의 밤을 인천해서 보낸 것이다.

항상 누군가 옆에 있는 것에 익숙한 나는

결국 자유를 느껵볼 여유도 없이 그저 불안한 마음에 잠도 이루지 못했다....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느낀 인천의 하룻밤이 소중했다.

 

 

 

  

'나리의 일상 > 길위의 학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년 12월 30일-2  (0) 2010.01.11
2009년 12월 30일-1  (0) 2010.01.09
문학기행 동아리의 역사랄까??  (0) 2010.01.07
[기행 후기] 김영랑 문학기행을 다녀와서  (0) 2010.01.07
2009년 12월 30일  (0) 2010.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