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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펌/좋은 시 모음353

빌딩숲 속에서 길을 잃다 / 김경옥 [2003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빌딩숲 속에서 길을 잃다 / 김경옥 빌딩 숲 어디에 새가 살고 있나 호르르르 호르르르 어느 구석에서 노랫소리 올라온다 (짝을 부르는) 긴 부리 아래 목울대 출렁이는 소리다 푸른 물 위, 깃을 스치며 한 마디 두 마디 가슴선 그려 저수지를 건너오던 빛깔 고운 청호반.. 2011. 6. 14.
돌 속의 길이 환하다 / 신정민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돌 속의 길이 환하다 / 신정민 밤새 내린 눈을 모포처럼 둘러 쓴 길이 꽁꽁 얼어붙은 강을 건너고 있다 눈길 위로 걸어간 발자국 먼저 간 발자국 또 하나 걸어가고 있다 강둑에서 멈춘 발검음들 문득 발자국의 임자가 궁금하다 강 건너에 도착한 풍경들 마주보고 서 .. 2011. 6. 13.
타관에서 / 박세인 [200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타관에서 / 박세인 몇 번이고 물어서 갔다 저물 무렵 차는 늦게 도착했다 강원도 옥수수 술을 마셨다 잎새 우수수 떨구는 바람, 삭풍인갑다 무너진 탄촌 바라보며 저문 강물소리 들었다 여행지에서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걸었다 그 생각의 끝에 늘 두고온 사람들 있.. 2011. 6. 9.
오래된 수목원 / 오형석 [200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시] 오래된 수목원 / 오형석 뿌리의 생각들이 하늘을 이고 있다 이곳에선 오래된 바람이 나무를 키운다 누구나 마음 한구석 풀리지 않는 의문 하나씩 갖고 있듯 나무는 잎사귀들을 떨어뜨려 그늘을 부풀게 한다 볕이 떠나기 전에 오래된 바람은 칭얼거리는 나무를 타이.. 2011. 6.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