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펌/읽다가 멈춘 곳83 sixty nine-무라카미 류 p127 불행은 늘 모르는 사이에 착착 진행되어가는 것이다. 마치 충치처럼. 2012. 8. 16.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 2 p194 엄마는 부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내 시름에 겨워 엄마, 엄마를 연거푸 부르면 끝도 없이 옛날 생각이 나고, 이야기가 이야기를 부르면서 마음이 훈훈하게 젖어오면 오그렸던 몸이 펴진다. 이 몸이 얼마나 사랑받은 몸인데. 넘치게 사랑받은 기억은 아직도 나에게 젖줄이다. 2012. 4. 27.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 박완서 p65 그 겨울의 추위가 냉동보관시킨 기억은 마치 장구한 세월을 냉동보관된 식품처럼 썩은 것보다 더 기분 나쁜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으니 이건 기억이 아니라 차라리 질병이다. 기억 중 나쁜 기억은 마땅히 썩어서 소멸돼아 하고, 차마 잊기 아까운 좋은 기억이라 해도 썩어서 꽃 .. 2012. 2. 23. 난설헌 - 최문희 4 p269-270 한결 짙어진 저녁 으스름에 침묵이 녹아내린다. 대나무 발에서 걸러낸 어둠의 입자에는 소금기가 묻었다. 손에 만져질듯 싱그러운 갯바람, 이미 쭉정이처럼 삭았다고 생각한 육신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그미는 앉음새를 고쳐 앉는다. 살갗이 소리를 느끼고, 바람의 .. 2012. 2. 15. 이전 1 2 3 4 5 6 ··· 21 다음